"앞으로도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표 공기업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가깝게는 곧 개통을 앞둔 월미바다열차가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잡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정희윤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8월 26일 취임해 어느덧 한 달여의 시간을 보냈다. 취임 후 정 사장이 가진 첫 공식 행보 중 하나는 바로 박남춘 인천시장과 함께 월미바다열차의 개통일을 알리는 기자회견이다.

정 사장은 "지난 10년간 달리지 못했던 월미바다열차의 개통일(10월 8일)이 정해지고 난 뒤 이에 맞춰 각종 정비 및 점검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취임 후 이제 한 달 정도 지났는데 바쁘게 보내다 보니 벌써 몇 달이 지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월미바다열차의 전신이었던 월미은하레일이 안전성 문제로 빛을 보지 못했던 만큼 월미바다열차의 안전성 확보에 특히 집중했다. 마치 외발자전거를 타는 듯한 불안감을 줬던 월미은하레일의 와이(Y)자형 레일은 3선 레일로 바뀌었고, 자동운행시스템과 충돌방지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는 등 시민 안전 확보에 힘썼다.

지난달 24일에는 공사 안전관리체계위원회 외부 위원 16명이 월미바다열차 점검을 진행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위원들은 월미바다열차를 시승하고 관제설비를 둘러보는 등 안전성을 확인했다. 외부 위원 중에는 과거 월미은하레일 사업이 좌초됐을 당시 활용 방안 등 해법을 함께 고민한 이들도 있다. 이처럼 각종 검증 및 인허가와 준공처리까지 모두 끝낸 월미바다열차는 이제 시민들을 싣고 달리는 일만 남았다.

정 사장은 "과거 한국철도연구기술원에서 1년간 월미바다열차 안전성 검증을 한 뒤 38개 부분의 문제점을 도출했는데, 월미은하레일 당시 만들었던 차량이나 상부 레일은 모두 철거하고 교각을 보완하는 등 완전히 개선했다"며 "절대 탈선할 수 없는 구조로 보강까지 마쳤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탑승해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전성에 확신을 가지면서도 정 사장은 월미바다열차가 아직 한 가지 과제를 남겨 뒀다는 생각이다. 바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문제다.

현재 월미바다열차 주변에는 제대로 된 조명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개통 이후 성수기 주말에는 오후 9시까지 편성하는 등 야간 운행이 예정돼 있지만, 정작 탑승객들이 즐길 수 있는 야경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인천시와 중구 등 관계 기관이 함께 월미바다열차 레일 주변 경관조명 등 설치를 계획 중이지만 내년 상반기께나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은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등 유명 관광지에는 모두 야경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 야간 경관조명은 시민들의 즐길거리 제공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며 "시 담당부서가 중심이 돼 전문적인 디자인을 거치고, 관계 기관이 역할을 분담해 제대로 야간 볼거리를 마련한다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 코스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각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월미도가 다시 관광지로서의 옛 명성을 찾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그는 "인천관광공사 주체로 단체관광객, 특히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위한 월미바다열차 연계 관광상품을 개발 중인데 조만간 몇 가지 상품이 구체화될 것 같다"며 "월미바다열차 개통을 계기로 주변 지역에 대한 시의 지원 정책 등이 마련된다면 훌륭한 관광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미바다열차 개통 외에도 정 사장이 취임 후 중점을 둔 부분은 ‘노사관계’다. 정 사장은 취임 전 인천시의회가 진행한 인사간담회 당시에도 "노조의 경영 참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하는 등 노조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 신뢰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언급했던 노조의 경영 참여 시대를 열겠다는 방침이고, 입찰이나 인사 등 보안을 요하는 몇 가지 정보를 제외한 나머지는 언제든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회사의 부채 등 재정적 어려움, 시와 의회 및 시민이 우리에게 갖는 기대 등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서로 대화를 하며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 중심 노동 정책의 시작으로 ‘노동이사제’ 시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들이 이사회에 직접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인천에서는 100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산하 공기업에서 시행을 준비 중이다. 이는 조직문화나 인사 관련 불공평함 등 노조가 그동안 경영진에게 꾸준히 요구했던 문제와 경영진이 파악하고 있는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재차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노동이사제는 노동이사가 취임하면 본격화될 텐데, 오는 11월께 비상임이사를 2명 늘리도록 하는 관련 조례가 시의회에서 개정될 것으로 보여 내년 초께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경영 현안과 그동안 맺은 단체협약 등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하게 되면 노동이사가 경영진과 노조의 중간 역할을 잘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미 두 차례 노조 대표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 앞으로도 합리적인 토론 등 서로 더 많이 이해시키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노조가 강조하는 것은 주로 안전과 관련된 것으로, 승객들의 안전뿐 아니라 ‘2인 1조 현장근무’ 등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중시하는 요청이 많다"며 "인력 충원이든 경영 혁신이든 결국 안전에 대한 목표는 서로 같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신뢰관계를 쌓고 의사소통의 토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사가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시를 비롯해 인천시도시철도건설본부, 시의회 등과의 원활한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희윤 사장은 "건설본부가 건설한 노선을 공사가 인계 받아 운영하고, 의회는 시민의 대표 기구로서 공사 사업과 예산을 관장하는 등 긴밀한 협조와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시가 설립한 공기업이라 따로 떨어져서 발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고, 주 고객층인 시민들의 만족을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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