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코레일 양평관리역장
김동석 코레일 양평관리역장

지난달 양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코레일 양평역은 지역 중증장애인의 편의증진과 권익옹호를 위한 이동식 호이스트 설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센터는 지원 주체로 이동식 호이스트의 지원·유지·보수를, 양평역은 관리 주체로 비치·대여·안내를 맡고 있다. 이동식 호이스트는 간단한 조작을 통해 중증장애인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전동기구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양평역에 설치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접근성과 이동성에 있어 주요거점인 기차역 등에서 활동지원사 또는 역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화장실 사용이 가능했던 중증장애인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을 방문하는 중증장애인이 화장실 용무가 급해도 대부분 참고 견디거나 역무원의 도움을 받아 이용하더라도 부담감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역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그분들의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바라며, 이동식 호이스트 설치가 우리 역을 시초로 모든 역으로 확대돼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교통권익이 더욱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교통약자’는 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을 일컫는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한 ‘2018년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교통약자는 전체 5천212만 명 인구의 약 29%에 해당하는 1천509만 명에 달한다. 이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 등으로 2017년에 비해 약 26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교통약자가 통계상 인구 10명당 3명꼴로 엄청나게 높은 비율을 차지함에도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나 존중의 태도는 아직 미흡해 보인다. 

또한 조사 결과 ‘교통수단별 기준 적합률’에서 ‘철도’가 98.6%로 가장 높았고 버스, 도시광역철도, 항공기, 여객선이 그 뒤를 따랐다. 결과적으로 교통약자 입장에서 철도가 가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교통약자를 위한 각종 운임 감면 등 제도적 혜택 외에도 역 맞이방과 승강장, 열차 내 다양한 이동편의시설 설치·운영과 차별화된 인적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통약자의 열차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열차를 타고 내릴 때 이용하는 전동휠체어 리프트와 전동휠체어 급속 충전기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전국 138개 역에 348대 배치된 전동휠체어 리프트를 23개 역에 49대를 추가 설치하고, 2021년까지 직원이 배치되지 않은 역을 제외한 195개 모든 역에 설치할 예정이다. 전동휠체어 고객 편의를 위해 KTX가 정차하는 6개 역(행신역, 천안아산역 등)에 배치한 급속충전기를 KTX 26개 역에 추가하고, 향후 일반열차 주요 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 설치한다. 

또한 전동휠체어 리프트와 급속 충전기를 비롯해 교통약자 편의시설에 대한 상시 점검 등으로 열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교통약자 이동편의 도모를 위해 각종 이동 및 환승 편의시설·장비 등 인프라 확충과 맞춤형 서비스 교육 강화 등 인적·물적 서비스 제고에 매진하고, 교통약자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시스템 보완 및 제도적·법적 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다. 

철도는 타 교통수단과 달리 공공재적 성격이 매우 강한 이동수단이다. 교통약자, 사회적 취약계층 및 벽지노선 등 교통 소외지역 주민의 이동환경 개선을 위한 보편적 철도 서비스 제공은 철도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철도 공공성 강화는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핵심은 국민이면 누구나 신체적 상태, 신분, 계층, 지역 등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이동권이 제한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보편적 이동권 보장을 위한 철도 공공성 강화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교통약자에게 복지의 첫걸음은 그들이 마음 놓고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도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사람 중심의 교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이들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동권은 국민의 기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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