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에서 장마나 태풍피해로 간혹 나무가 쓰러진 경우를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13호 태풍 링링이 이천지역을 지나가면서 내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 창틀이 바람에 통째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 바로 아래층 유리창과 도로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앞 유리는 물론 차량 곳곳이 파손됐다.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보고 나니 너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며칠 전 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해 산사태 발생 등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내가 아는 많은 이들이 피해지역에 자원봉사를 다녀온다. 핑계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올해 초 수술 이후 몸이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아 동참할 수가 없어 아쉽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유난히도 태풍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태풍발생 원인 중 하나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1분 평균 풍속을 기준으로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67m 이상인 경우를 슈퍼 태풍으로 분류하는데 자동차를 뒤집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다. 가까운 미래에 현재 태풍보다도 20% 커진다고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루사의 경우 사회적 피해 규모가 5조 원이 넘는 등 가장 큰 피해를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다음 해에는 매미로 인해 4조 원 이상 피해를 낳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슈퍼 태풍이 더욱 자주 발생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바람에 대한 무서움을 잘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지난 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를 보면 정부에서 언론을 통해 대비방법 등을 알려줬지만 창문을 열어 둔 채 출근하는 등 남의 일로 생각해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 집주인은 자신의 피해뿐만 아니라 아래층 유리 파손과 지상에 있던 차량파손에 대한 비용도 보상해야 했기에 경제적인 타격을 받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의 주인공이 되지 말고 창문을 닫고 신문지를 붙이는 등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사소한 부주의와 안일한 생각이 나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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