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바다열차가 개통된 8일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역을 떠난 열차 안에서 한 시민이 경관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너무 오래 기다린 개통이잖아요. 월미바다열차가 앞으로 이 지역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정말 기대됩니다."

월미바다열차의 정식 개통을 앞둔 8일 오후 3시께. 인천시 중구 월미공원역 주변에는 10여m 높이에서 움직이는 월미바다열차를 올려다보며 호기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하나둘 몰려들었다.

운행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대기 줄이 길어질 기미가 보이자 바쁘게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이렇게 시민들이 모여드는 사이 월미공원역 승강장에서는 개통 행사와 함께 담당 직원들이 월미바다열차 탑승객들의 안전을 약속하는 ‘안전운행 신고식’이 열렸다. 월미바다열차 운전을 맡은 직원들은 개통을 축하하러 모인 내·외빈 앞에서 안전운행을 다짐하며 힘차게 경례했다.

오후 3시 40분께 드디어 각 역사 문이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월미공원역에서 기다리던 70여 명의 시민들은 기대감을 안고 2층 대합실로 올라갔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발권기에서 표를 구매하고, 차례로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으로 향했다. 문을 연 채 대기 중인 열차가 눈에 들어오자 시민들은 저마다 미소를 지으며 열차에 올라탔다.

정식 운행이 예고됐던 오후 4시께. 4개 역에 정차해 있던 열차가 일제히 첫 운행을 시작했다. 열차가 움직이자 시민들은 감탄사를 내뱉거나 풍경이 조금 더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이자 탄성을 지른 시민도 있었다. 노인들은 내항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추억을 꺼내기도 했다.

월미바다역에서 첫 열차를 타고 월미공원역에서 내린 진인혁(55·여)씨는 "과거 월미은하레일 때부터 개통되기를 많이 기다렸던 열차"라며 "특히 사일로 벽화를 구경하고 싶어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에서야 제대로 볼 수 있어 매우 좋았고, 바다와 인천대교도 정말 좋았다"고 들뜬 소감을 전했다.

첫날 월미바다열차를 타려는 시민들이 몰린 만큼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금세 드러났다. 안전을 위해 탑승 정원(46명)을 지키다 보니 열차가 꽉 차면 다음 역의 시민들은 열차 3대 정도는 그냥 떠나보내야 했다. 기점에서도 다음 역에서 기다릴 시민들을 위해 30명만 탑승이 가능했다. "모두 다 타지는 못한다"는 안내에 탑승을 포기하는 일행도 있었다. 볼거리가 부족한 역사도 시민들의 아쉬움을 불러왔다.

40여 분을 기다리고도 승강장조차 들어가지 못해 대합실 바닥에 앉아 있던 장성순(61·여)씨는 "첫날이라 손님이 많이 몰린 것은 이해하지만, 대합실에 의자 등 쉴 공간이 없어 지친다"며 "기다리는 동안 월미바다열차나 월미도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마련됐으면 좋겠고, 물이라도 사 마실 수 있는 자판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남춘 시장은 "그동안 대표적 행정 오류 사례로 질책도 많이 받았던 월미바다열차가 드디어 오늘 달리게 됐다"며 "많은 노력에도 야경 문제 등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 만큼 월미바다열차가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