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재즈)이 16회 무대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태풍 ‘미탁’ 등 여러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다채로운 콜라보 프로그램으로 가족, 연인, 친구과 함께한 관중들이 자라섬을 가득 메웠으며, 특히 토요일엔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올해 자라섬재즈 라인업은 ‘대한민국 대표 재즈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역대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는다. 

유럽과 미국, 남미 등 각지에서 활동중인 세계적 재즈 아티스트뿐 아니라 국내  재즈 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와 구성으로 라인업 완성에 견고함을 더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올리언즈를 섭렵한 관록의 재즈 키보디스트 존 클리어리 & 더 앱솔루트 몬스터 젠틀맨은 화려한 건반 터칭과 함께 특유의 열정적인 쇼맨십을 선보였으며, 멤버 개개인이 모두 리더인 재즈스타 4인의 슈퍼 밴드 오지모시스 역시 신들린 드럼 연주와 함께 폭발적인 무대 매너를 보여주었다. 

이튿날  갑작스런 소나기와 함께 흐린 날씨로 관객들을 맞았으나 말 그대로 ‘무대가 무너질 것 같은’ 에너지 넘치는 연주 등으로  관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제2의 스티비원더로 떠오르는 천재 재즈 피아니스트 매튜 휘테커 퀄텟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관객들을 춤추게 만드는 흥겨운 연주를 선보였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매튜의 공연을 보기 위해 관객들은 밤늦도록 자리을 지켰으며, 특히 오마르 소사 콰르테토 아프로 쿠바노는 ‘아프로쿠반 재즈의 대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라틴 재즈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는 감각적인 무대였다. 

자라섬재즈의 기획 공연인 자라섬 비욘드 <The Pianist : 임미정 / 이지영 / 고희안 with 김광민> 무대 역시 김광민의 내공 깊은 연주, 그리고 네 피아니스트의 농밀한 인터플레이로 많은 관객에게 호응을 얻었으며, 특히 림든 - 부게 베셀토프트 / 댄 베르글룬드 / 마그누스 오스트롬의 공연은 한시도 놓칠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 넘치는 연주와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를 구현하며 또하나의 자라섬재즈 레전드 무대를 남겼다. 

덴마크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와의 아트웍 콜라보 역시 매우 성공적이었다. 

자라섬재즈는 역대 최초 올해의 아트웍을 활용한 한정판 굿즈를 제작과 동시에 온라인 공식샵 오픈을 통한 사전 판매를 진행했다. 와디즈를 통한 사전 펀딩을 통해 150% 이상의 높은 펀딩률을 달성했으며, 이러한 기세로  축제 현장에서 판매된 자라섬재즈 한정판 굿즈는 이튿날 아침에 전품목 매진됐다. 

국내 브랜드와의 콜라보 프로젝트 또한 돋보였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화장품 브랜드 네이쳐 컬렉션은 ‘빌려쓰는 자라섬’이라는 주제로 3일간 잠시 빌려쓰는 자라섬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에 무해한 100% 생분해성 봉투를 제작해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최소화했다. 

또한 국내 대표 모빌리티 서비스인 카카오T는 16회 자라섬재즈의 공식 파트너로 협업해  자라섬재즈로 향하는 다양한 대중 교통 수단을 카카오T의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로 제공 받게 했다. 이 역시 자가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해 환경을 생각하자는 취지다.

1년 후인  제17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비슷한 기간인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2020년은 포커스 프로그램의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와 음악이 공존하는 캐나다를 집중 조명하며, 매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1년 후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해보자.

가평=엄건섭 기자 gsu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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