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가 하비성을 지키다가 유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조조에게 항복해 허도로 간 후에 극진한 대접을 받고 이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원소군의 선봉장 안량을 죽였다. 그때 유비가 보낸 사람이 관우를 찾아와 허도를 떠나자고 해 관우가 먼저 서찰을 보내는데 "일찍이 듣건대 ‘의리는 자신의 본심을 저버리지 않으며 충성은 죽음조차 겁내지 않는다’고 하더이다. 이 아우는 어려서부터 서책을 읽어 대략이나마 예와 의를 알아서……."라며 유비에게 갈 뜻을 밝힌다. 의리와 충절의 대명사 같은 관우가 처음 조조에게 항복할 때도 조건을 세 가지 내걸었는데 그 중 하나가 유비의 소재를 알면 허락 받지 않고 떠날 수 있다는 것이었으니 당연히 떠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관우는 허도에서 받은 대접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조조에게 예의를 갖추고자 서신을 인편에 보내고 조조 부중을 찾아가 떠날 뜻을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내로남불이라고 한다. 오늘의 우리 사회는 거짓과 진실이 경계 없이 허물어진 혼란의 절정. 특히 정치판은 요지경이다. 의리를 지키며 충성을 잊지 않는 건 양면성이 아니라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도리가 아닐까.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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