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군단과 소총부대의 대결.'

오는 21일부터 3전2선승제로 열리는 현대와 LG의 준플레이오프는 방망이 맞대결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올 해 정규리그에서 9승1무9패의 호각세를 이룬 양 팀은 선발진에 강력한 `원투펀치'가 없고 든든한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공격에서는 팀 컬러가 확연하게 대비된다.

팀 타율이 나란히 0.261로 균형을 이뤘지만 현대는 토종 거포들을 앞세운 `대포군단'의 위용을 보인 반면 LG는 결정적인 한방에 약하지만 안타를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소총부대'의 면모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3위 현대는 전통적인 `투수왕국'의 이미지와 달리 올 시즌에는 타자들이 쉴 새없이 시원한 아치를 그리는 높은 장타력을 뽐냈다.

홈런수만 보더라도 삼성(187개)에 이어 2위(173개)에 올라 100개에 그친 LG를 크게 앞섰다.

중심타선에 홈런더비 공동선두인 심정수(홈런 46개)와 이숭용(19개), 박재홍(15개)이 버티고 있고 박경완(19개), 박진만(12개) 등 토종거포와 폴(18개), 프랭클린(14개) 등 용병슬러거까지 언제든지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강력한 파워를 갖췄다.

반면 LG는 김재현(홈런 16개)이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빠져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중인 타자는 마르티네스(15개)와 이병규(12개) 둘 뿐이다.

대신 LG는 팀 안타수에서는 1천173개로 현대(1천160개)를 근소하게 앞선다.

또 빠른 발을 앞세워 140차례나 누를 훔치는데 성공, 79개의 도루에 그친 현대보다 높은 기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결국 승부는 한방에 강한 현대와 소총부대의 집중력과 기동력을 앞세운 LG가 얼마 만큼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마운드에서는 김수경(현대.12승)과 최원호(LG.6승)가 나란히 1차전 선발로 내정된 가운데 중간과 마무리 싸움도 흥미를 끈다.

현대는 신철인과 송신영, 권준헌, 이상열이 든든한 허리를 이루고 있고 LG 역시 이동현과 장문석, 유택현, 경헌호가 막강 중간계투진을 구축하고 있다.

또 올 해 구원왕 타이틀을 거머쥔 `겁없는 신인' 조용준(37세이브포인트)이 현대 뒷문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지만 LG도 시즌 중반 국내무대에 합류한 `야생마'이상훈(25세이브포인트)이 전담 소방수여서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된다.

아울러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현대)과 `데이터야구의 마술사' 김성근감독(LG)의 용병술 대결도 야구팬들의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구경백 경인방송 야구해설위원은 "양 팀이 선발진과 불펜의 무게가 비슷한 만큼 준플레이오프 승부는 화력 싸움에서 결정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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