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부실로 줄줄 새는 정부 보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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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부실로 줄줄 새는 정부 보조금
  • 기호일보
  • 승인 2019.10.15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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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시흥에선 실직한 30대 부부와 두 자녀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달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선 목공소를 폐업한 50대 남성과 아내, 딸이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달에는 사채에 시달리던 제주도의 40대 부부가 초등학생 두 아들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모두 생계형 자살로 안타까움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정말로 기가 막힌 건 올해 7월까지 적발된 정부 보조금 부정 수급 액수가 무려 1천854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보건, 복지, 고용, R&D, 문화, 체육, 관광 등 보조금이 지급된 전 분야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정부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이러면서도 국민 혈세를 월급으로 갖고 가는 게 부끄럽지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94조5천억 원이던 보조금은 지난해 105조4천억 원, 올해 124조 원으로 현 정부 출범 2년 만에 31.2% 급증했다. 그러면 국민들의 삶의 질도 31.2%만큼 개선됐을까. 수혜자와 비수혜자 간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전체적으로는 더 어려워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일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잘못이 크다. 

올해 7월까지 적발된 보조금 부정 수급만 12만여 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배나 증가했다. 필요한 데 쓰지 않고 부실하게 관리하니, 보조금을 눈 먼 돈으로 생각하며 불나방처럼 달려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대대적인 집중 점검을 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어서 적발 건수와 금액이 대폭 늘었다"고 변명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뿐이겠냐"라고 되묻고 싶다.

물론 수급자의 비리도 무겁게 다룰 필요가 있다. 부정수급은 단순히 부당한 이득을 얻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적 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잠식하는 사회적 병리로 발전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가볍지 않다. ‘범죄 행위요, 사회악’이라는 사회적 공감대와 국민 인식이 절실하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정부도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현행 2억 원인 포상금 상한을 폐지하고, 부정 수급 환수액의 30%를 신고자에 지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세금에서 나오는 것일 텐데, 자신들 잘못을 바로잡는다고 혈세를 이런 식으로 흥청망청 써대도 되는 건지, 그렇게 돈이 남아도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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