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물러났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관련 기사 2·19면>
장관 취임 35일 만으로 헌정 사상 여섯 번째로 짧은 법무부 수장으로 기록됐다.

조 장관은 14일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검찰 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 왔던 목표였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과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으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고,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조국 장관 사퇴와 관련해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면서도 "꿈 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조 장관의 사퇴로 검찰 개혁이 끝나서는 안 된다며 개혁 완수를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한 조국 장관의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는 많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검찰 개혁의 절실함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검찰 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라며 "정부는 그 두 가치의 온전한 실현을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부족한 점을 살펴가면서 끝까지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이후인 오후 5시 38분께 조국 법무부 장관의 면직을 재가해 사표를 수리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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