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기도교육청 전경.
사진=경기도교육청 전경.

"학부모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매입형 유치원 정책에 분노를 느낍니다."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매입형 유치원’을 추진 중인 경기도교육청이 매입 대상으로 선정된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공립유치원 설명회’에 나섰다.

1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과 8월 각각 진행한 매입형 유치원 공모를 통해 모두 15개 사립유치원을 매입 대상 유치원으로 선정, 이날부터 오는 24일 해당 유치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한다. 그러나 설명회가 열린 첫날 각 설명회장에서는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화성시 A유치원 강당에서는 매입 대상 유치원에 선정된 A유치원과 오산 B유치원 학부모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가 진행됐다.

도교육청과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의 각 업무별 담당자들은 ▶건물매입형 공립유치원 추진 개요 ▶교육과정 ▶방과 후 과정 ▶유아 모집 절차 ▶통학버스 운영 계획 ▶급식 운영 계획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학부모들은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매입형 유치원 공모 및 선정 과정을 비롯해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 학부모들이 공모 과정에 학부모 의견 수렴이 없는 상태에서 최종 선정 후 일방적으로 통보된 점을 비롯해 방과 후 활동 계획과 등·하원 시간, 유치원 명칭과 급식 등 아이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존의 교육환경 유지 등 여러 분야를 질의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군포의왕교육지원청에서 군포 C유치원과 의왕 D유치원 학부모 30여 명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유치원이 매입형 유치원으로 선정된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는데, 지금껏 유치원 명칭부터 방과 후 과정 운영계획까지 학부모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건 아무것도 없다"며 "아이들을 위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 정책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6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지난해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불거진 뒤 일방적으로 폐원한 유치원으로 인해 올해 부득이하게 유치원을 옮겼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비슷한 과정이 펼쳐지는 등 매년 달라지는 교육환경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매입형 유치원 정책은 유아공공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로, 설명회를 통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재원생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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