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생들이 교사의 지도 아래 교육을 받는 공간이 학교다. 학교교육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지만 기본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다. 그러나 학년이 높아질수록 교육은 시험과 평가라는 항목을 통해 경쟁과 서열화의 잣대가 된다. 모범생의 정의도 성적이 기준이다. 그렇다 보니 점수가 낮은 학생들을 자연스레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더 나아가 성적이 나쁘면 불량 학생으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오늘 소개하는 주인공 ‘사야카’는 불량이란 말뿐 아니라 ‘쓰레기’, ‘뭘 해도 안 되는 애’라는 모욕적인 표현마저 들어야 했다. 전교 꼴찌에 멋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이 소녀는 정말 구제 불능인 걸까? 

사야카는 유년 시절 친구가 없었다. 수줍은 성격에 먼저 다가가지 못한 그녀는 학교에서 늘 혼자였다.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먼저 말 걸어주는 친구들을 만나게 된 사야카는 행복했다. 또래와 함께 수다 떨고 노는 것이 인생 최고의 낙이었다. 그런 관계로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자연스레 전교 꼴찌까지 꿰차게 됐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엄마의 권유로 학원 상담을 받으며 사야카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동서남북조차도 몰랐던 백지 같은 사야카는 초긍정 츠보타 선생님을 만나며 세상을 깨우쳐 간다. 간단한 테스트에서 빵점을 받아도 ‘이제 시작이야’라고 말하며 ‘문제를 알았으면 고치면 된다’고 적극 응원해 주는 선생님. 사야카는 그간 들어본 적 없는 칭찬과 응원을 통해 명문대 입학이라는 목표를 정하게 된다. 선생님이 자신을 이끌어 준 것처럼 자신도 누군가의 미래를 응원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길 희망하는 사야카의 뜻깊은 도전은 그렇게 시작된다.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는 전교 꼴찌가 일본의 명문 사학인 게이오대학에 합격하게 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문제아의 인생 반전 스토리라는 다소 뻔한 소재임에도 영화는 빠른 전개를 통해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영화 속에는 사야카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두 사람이 있다. 초긍정의 아이콘인 츠보타 선생님과 평생 딸을 지지한 엄마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공부도 못 하고 머리도 노랗게 물들인 채 화장하고 다니는 여고생이 문제아로 보일 수 있겠으나 사실 사야카는 그저 목표가 없었다. 매일이 친구들과 함께여서 즐거웠기에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학업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에게는 학교조차 관심이 없었기에 사야카는 공부에 흥미를 갖지 못했다. 

반면 학원 선생님과 엄마는 세상의 편견과는 다른 눈으로 사야카를 봤다. 그녀만의 장점을 발견해서 칭찬해 주고 진심으로 지지해 준 결과 사야카도 삶의 목표를 찾게 됐다. 뿐만 아니라 엄마와 선생님이 보여 준 진심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믿게 됐다. 그 결과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이 싹텄다. 

사람은 모두 특별한 존재다. 그러나 쉽게 잊고 산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 특히 아이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꽉 채워져 있다. "할 수 있다." 진심 어린 믿음과 응원이 나 자신과 우리를 변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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