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5만명 수용)에서 열린 북한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에서 관중 없이 경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5만명 수용)에서 열린 북한과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에서 관중 없이 경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이 북한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로 2승1무(승점 7·골득실 10)를 거둔 한국은 북한(승점 7·골득실 3)과 승점 동률이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H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는 애초 4만 명의 북한 관중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킥오프 때까지 관중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더불어 북한이 생중계도 거부해 ‘깜깜이 경기+무관중 경기’라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1990년 10월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에 평양 원정에 나선 벤투호는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4-4-2 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날개는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나상호(FC도쿄)가 맡은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는 황인범(밴쿠버),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알사드), 좌우 풀백은 김진수(전북)-김문환(부산), 중앙 수비는 김민재(베이징 궈안)-김영권(감바 오사카), 골키퍼는 김승규(울산)가 맡았다. 북한은 한광성(유벤투스)과 박광룡(장크트푈텐)의 ‘유럽파’ 투톱 스트라이커로 맞섰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경기 초반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펼치면서 한 차례 감정싸움이 벌어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경기감독관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상호 대신 황희찬(잘츠부르크)을 교체 투입하면서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초반부터 경기는 과열됐다. 후반전 킥오프 1분 만에 북한의 리은철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한국도 북한의 공세에 맞서 후반 10분 김영권, 후반 17분 김민재가 경고를 받으면서 힘겹게 경기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후반 20분 황인범 대신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4분 황의조를 빼고 김신욱(베이징 궈안)을 내보내 ‘한 방’을 기대했다.

벤투호는 교체멤버 3명 모두 소진하면서 결승골을 노렸지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무관중-무중계-무승부’의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무승부로 평양 원정을 마친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대표팀은 11월 14일 레바논과 원정으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에 나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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