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악성 댓글에 시달려 온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

 가수이자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지난 1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녀의 나이 이제 25살, 못다핀 꽃이 세상과 영원히 작별한 것이다.

 이처럼 어린 여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우리 사회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렸다고 한다. 2009년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한 뒤 계속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받아 온 그녀는 2014년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그룹에서 탈퇴해 연기 활동을 해왔지만 악성 댓글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 설리는 최근 ‘악플’을 소재로 다루는 종편 예능프로그램의 사회자로 나서 "한때 골목만 찾아 다니고 그랬다. 카메라가 다 달린 것 같고"라며 악성 댓글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악성 댓글 등에 노출된 연예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국민 배우로 통했던 최진실이 지난 2008년 악성 루머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었고 이어 가수이던 동생과 전 남편까지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또 배우 이은주·정다빈, 가수 유니·종현 등 여러 연예인들이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세상과 작별했다.

 악성 댓글로 인해 한 청춘이 세상을 떠났지만 문제의식이 없는 일부 네티즌은 여전히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 

 상대를 비난하는 데 이미 습관이 돼버린 것이다.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비판이 아닌 비난이 창궐하는 이 시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악의적 비난, 악성 댓글은 비열한 언어 폭력이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이기도 하다.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다.

  <박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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