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한 활이라도 거리가 멀면 얇은 비단 한 겹도 뚫지 못 한다<强弩之末 勢不能穿魯縞>

 제갈량이 강동으로 달려가 손권에게 함께 힘을 합쳐 조조에게 대항하자며 연합을 설득할 때였다. 적벽대전에서 손·유 연합군이 성립되느냐, 아니면 손권이 항복하여 천하가 조조 수중으로 들어가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제갈량이 손권을 설득했다. "조조군이 대군이라 할지라도 여기까지 오느라 크게 지쳤습니다. 하루 밤낮에 삼백 리를 달렸으니 정말로 무리한 거죠. 옛말에 ‘아무리 강한 활이라도 거리가 멀면 멀수록 나중에는 얇은 비단 한 겹도 뚫지 못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북쪽의 군사들은 육지에서는 잘 싸울지 모르나 물에서는 싸울 줄 모르지요. 이 점을 생각해보십시오." 결국 손권은 조조에게 대항할 결심을 했고, 손·유 연합군은 적벽대전에서 기사회생하는 것이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 하고, 나의 강점으로 상대의 결점에 맞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건 고금의 진리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를 보면 이런 교훈에서 배우는 바가 별로 없는 듯하다. 밀어붙이기, 막말 공세, 떼쓰기 일상화되고 있지 않은가. 여·야 어느 쪽이라도 좀 더 현명해지고 지혜로운 정국 풀기에 제갈량의 말을 곱씹어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삼국지 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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