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 단어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말입니다. 결혼은 인생 최대의 축복이자 신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그 선물은 영원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인생은 롤러코스터와 같이 굴곡이 있고 갑작스러운 변화로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곤 합니다. "나는 준비가 되었는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 길인가?" 결혼이라는 것이 어렵고 두렵고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날이 있기까지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의 은총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바른길로 이끌어 주리라 믿습니다. 신랑신부가 만나고 가족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하늘이 정해준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로 천생연분을 ‘Made in heaven’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부모와 자식은 혈연으로 맺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는 본래 타인입니다. 결혼생활은 타인끼리 사는 공동 작업이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인내의 긴 여행의 시작입니다.
부부는 인생의 반려자이면서 좋은 친구여야 합니다. 친구라면 당연히 서로 도와야 하는 존재입니다. 거기에는 타협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서로 성장하기 위해 질타도 하고 손을 마주 잡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특별한 사랑을 원합니다. 특별한 사랑이라는 것은 특별한 사람을 만나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보통사람을 만나서 그를 아주 특별히 사랑할 때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사랑은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다가서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에서도 사랑은 밭을 일구고 작물을 가꾸는 것처럼 경작하는 것이라 했죠. 인연이란 말에서 인이란 씨앗과 같고 연이란 물이나 공기와 같은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적당한 물과 온도가 없으면 싹이 트지 않는 법인데, 바로 이 물과 온도에 해당하는 것이 인연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무엇보다도 서로 연이 맞아야 한다고도 하는 것입니다.
결혼 생활은 마치 한 포기의 난을 가꾸듯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된 것은 마치 한 포기의 난을 처음 들여와 기르기 시작한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바로 꽃이 피지 않더라도 난은 잎이 시들지 않도록 깊은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잎이 항상 싱싱하도록 정성을 다하노라면 난은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거기에서 코의 점막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가꾸고 정성을 다하여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특별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상처받고 고민하고 있을 때에는 격려의 말을 건네고 기쁠 때에는 함께 기뻐해야 합니다. 남편에게 아내는 그리해야만 하고 또 아내에게 남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뜰한 애정이 배어나는 부부나 가정에는 불가사의하게도 칭찬에 능숙한 아내가 있습니다.
가까운 가족끼리는 의외로 시종일관 불평을 하거나 결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관계 속에서 대수롭지 않는 격려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을 풀어주고 대화를 원활하게 합니다. 또 자신감을 줍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잖아요.
이러한 논리는 어떨까요? 부부는 부부애로 사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가 있지만 의리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든 저버리지 않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 마주 보는 상대적인 관계여야 합니다.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공동의 주체자이자 건설자이어야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부부는 부부간의 문제보다는 가족간의 일로 많이 부딪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만행의 근본인 효행을 실천하면 분명 불화는 사라지고 행복감으로 충만해집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배우자는 없습니다. 그저 서로에게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입니다. 완벽한 아내, 완벽한 남편이 되기보다는 영원한 베스트 프랜드가 되어야 합니다.
제가 정녕 드리고 싶은 말씀은 효행과 경외심을 가지고 늘 함께 할 수 있는 관심과 사랑으로 긴 여행을 같이 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 인생의 노트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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