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주년을 맞는 경기혁신교육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기초학력 등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혁신학교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내 학생 83.5%, 교사 78.2%, 학부모 76.3%가 경기혁신학교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학생 응답자의 31.6%와 50.7%는 각각 혁신학교에 대해 ‘처음 듣는다’와 ‘이름 정도는 들어봤다’고 응답했으며, 학부모 역시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1.9%에 불과하고, 교사 중 19.5%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다’고 답하는 등 여전히 혁신학교 인지도 및 이해도가 낮아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학생들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 등 참여수업을 시도하는 혁신학교 취지를 반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혁신교육·혁신학교 운영은 무리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혁신초교에 비해 혁신고는 인기가 높지 않다. 대학 진학에 대한 부담 탓이다. 초등학교 때는 입시에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학부모들도 시험부담 없이 놀이하듯 수업하는 혁신학교를 선호하지만, 입시를 앞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참여나 프로젝트형 수업 등을 시도할 여건이 여의치 못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혁신학교 확대의 찬반을 떠나 양적 목표에 치중하는 정책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 학습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혁신학교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불신의 벽이 높은 상태에서 정책이라고 해서 개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교육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혁신학교 정책이 근본적으로 학생의 학업 능력과 무관하게 확대된다면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혁신학교 효과에 대한 객관적 연구 결과로 학부모가 느끼는 불안요소를 해소시켜 줄 의무가 있다. 혁신학교를 몇 개 늘려 성과를 내세우기보다는 학부모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소통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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