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2일부터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비율을 6%에서 3%로 축소해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부평구의 한 가게에 붙어 있는 인천e음 홍보물.
인천시가 22일부터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 비율을 6%에서 3%로 축소해 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부평구의 한 가게에 붙어 있는 인천e음 홍보물.

"인천e음은 지난번 한도 줄일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거의 당일에 알려 주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죠. 애들 용돈을 카드로 쓰라고 발급비 내가며 여러 장 만들었는데 이제 안 쓰려고요. 인천e음으로 캐시백 9천 원 받는 것보다 다른 카드 쓰는 게 더 나아요."

캐시백 활용을 위해 한때 구별로 e음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던 A(43·여·부평구)씨의 말이다. 그는 캐시백 축소 소식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재정 압박이라는 배경은 이해하지만 캐시백 혜택을 믿고 가입한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엇인가 빼앗긴 기분이 들어서다.

캐시백 혜택 축소 소식이 시행일 바로 전날 밤에 공지된 탓에 많은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부평구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뒤늦게 캐시백 인하 사실을 접한 뒤 문 앞에 붙인 인천e음 홍보물 제거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수많은 가게 앞에 붙은 인천e음 홍보물에는 여전히 캐시백 6% 혜택을 알리는 문구가 쓰여 있다.

시는 지난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e음 카드의 캐시백 비율을 기존 6%에서 3%까지 낮추고, 1인당 최대 월 9천 원까지만 캐시백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인당 캐시백 지급 상한액을 월 100만 원으로 조정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축소한 것이다.

특히 추가 캐시백을 지급하고 있는 연수구와 서구는 하루 만에 공지가 번복됐다. 같은 날 연수구와 서구는 올해 말까지 30만 원 이하 결제금액은 인천e음과 동일하게 운영하며 30만∼50만 원 2%, 50만∼100만 원 1% 등의 캐시백을 추가 지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2일 연수구는 올해 말까지 캐시백 10%, 서구는 월 결제액 30만 원까지 캐시백 7%를 구 예산을 들여 추가 지급하겠다고 방침을 바꿨다. 각 구 관계자는 사전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구 내부 행정절차를 따르다 보니 최종 결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시행 전날 코나아이 고객센터는 캐시백 하향은 결정된 바 없다고 안내해 많은 시민들이 혼란을 겪기도 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주부 B(56)씨는 "자기들끼리도 입을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바꾸고 보는 건 캐시백 하향을 우려한 시민들이 갑자기 돈을 쓰려는 걸 방지하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책의 수혜자였던 지역 소상공인들도 캐시백 축소 소식에 실망감을 보였다.

지역의 한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시의 재정상황에 따라 캐시백을 줄일 수 있다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다"며 "지속가능성이 강조됐던 사업인 만큼 계획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했어야 함에도 1년도 유지를 못했다는 건 재정 고갈에 대한 사전 대책조차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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