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중 안산단원경찰서 수사과 사이버팀장 경감
이치중 안산단원경찰서 수사과 사이버팀장 경감

2019년 어느 날 오후 연세가 지긋하게 드신 중년 여성 한 분이 다급한 목소리와 땀에 흠뻑 젖은 얼굴로 사이버범죄수사팀 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신다.

민원인을 진정시켜 자리로 안내해 그 이유를 들어보니 국내 대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이 소셜 네트워크를 형성해 다른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응용 프로그램이나 누리집 등을 관리하는 서비스 카카오톡 메신저상에서 딸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1천200만 원을 보내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딸이 아닌 딸을 사칭한 사람에게 속았다는 말씀이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위와 같이 개인정보를 탈취 후 카카오톡 메신저 상에서 가족, 지인을 사칭해 금원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 등 사이버금융범죄는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3천786건에 비해 올해는 6천818건으로  80%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올해 9월 1일부터 11월 말까지 3개월 동안 피싱사기(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생활사기(인터넷사기, 취업사기, 전세사기 등), 금융사기(유사수신, 다단계, 불법 대부업, 보험사기 등)와 같이 서민을 ‘불안, 불신, 불행’ 하에 만드는 ‘3不 사기 예방·근절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치안체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해 엄정하게 단속활동을 펼치고 있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피해를 당하기 전에 예방을 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주는 속담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기 발달로 그로 인한 사이버범죄 수법 또한 날로 지능화되고 있어 내 스스로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한 일반적인 상식들은 알아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톡 메신저피싱 수법은 대다수 사람들이 ‘네**’ 등 각종 포털사이트 계정이나 해외 SNS ‘페***’ 등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연동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사냥꾼들은 그 계정을 탈취 후 해당 계정과 연결된 주소록 등에서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탈취한다.

이렇게 탈취한 주소록을 통해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까지 똑같이 만들어 아들과 딸을 사칭해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액정이 나갔다거나 고장이 나서 컴퓨터(PC)로 하고 있다"며 급하게 결제하거나 누군가 부탁을 받아 급전이 필요하다며 계좌이체를 요구하거나 편의점에서 문화상품권을 구매 후 해당 핀 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 최근에는 소지하고 있는 카드를 이용해 ‘위**, 컬***’ 등 인터넷에서 문화상품권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구매 후 보내 달라며 사이트로 연결할 수 있는 URL 주소를 친절하게(?) 보내주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수법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첫째, 해외를 자주 왕래하며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해외에서는 내 포털사이트 등의 계정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을 해야 하며 둘째, 해외에서 접속한 대화 상대방의 경우, 카카오톡 대화창에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 지구본 모양으로 표시되니 주의해야 한다. 셋째, 내 카카오톡에 이미 친구 추가가 돼 있는데, 아들, 딸 등 가족 등이 새롭게 친구 추가를 요청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100% 사기이므로 바로 추가하지 말고, 반드시 전화로 확인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이미 친구 추가 된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 

카카오톡에서는 지구본 모양을 통해 해외 접속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보다는 "해당 이용자는 해외에서 접속한 사람이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등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예방할 수 있는 문구로 사기피해 예방에 앞장서 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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