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가 서북 땅에서 거병해 장안을 위협할 때였다. 조조는 즉시 토벌군을 일으키지 않고 뜸을 들였다. 사방에서 마초를 지원하는 세력이 몰려들고 마침내 조조군이 출정해 힘든 싸움 끝에 그들을 진압했다. 그때 주위에서 조조에게 "처음 마초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진압했다면 쉬웠을 텐데 어찌 오래 끌어 세력이 커진 다음에 출정해 고난을 겪으셨습니까?" 하고 묻자 조조가 대답했다. "서량 쪽의 놈들을 일일이 물리치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놈들이 모여들어 세력이 커지면 진압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나 한 번에 무찌를 수 있지 않으냐. 비록 수효가 많다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뭉치기 어려운 일이고 그렇게 모인 다수는 이간시키기 쉬우니 일거에 멸망시킬 수 있다고 하지 않더냐."

부하들은 이 말을 듣고 조조에게 경복했다. 요즘 광화문·서초동·국회 앞에 구호를 달리하는 촛불시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과연 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인 걸까? 양쪽 모두 자칫하다간 특정 세력의 이용물이 될 뿐이라는 걸 알고 질서 있는 시위문화의 일원으로 조심해야 할 바가 적지않다 하겠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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