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걷다가 예기치 않은 안전사고를 당하면 이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다. 보상을 받는다 해도 이미 신체적으로 상해를 입은 후가 된다. 금전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건강의 해침이다. 

경기도가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인 결과 다중이용 건축물 주변 도로에 설치된 이동편의 시설 및 교통안전 시설 상당수가 기준에 맞지 않거나 파손된 채 방치돼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안전실태는 도가 실시한 시·군 내 전철역사, 관광지, 병원, 장애인복지관 등 다중이용 건축물 30개소 주변 도로에 대한 ‘보행환경 안전관리 실태’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지적된 수치는 이동편의시설 4천866건과 교통안전시설 90건이 설치 기준에 맞지 않거나 파손 및 훼손된 채 방치된 것으로 진단됐다. 도내 도로변 곳곳에 위험물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조사면적을 감안하면 보행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이 13m당 1개꼴로 설치돼 있다는 분석이다. 부실한 시설물로 진단받았다면 즉각 안전 조치를 취함이 마땅하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사고는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반드시 사전에 일정한 조짐을 보인다. 이를 간과할 경우 사고는 발생하게 된다. 

그러잖아도 우리나라는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다발한다 해 ‘산재왕국’,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해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사고로 시민이 안전하지 않은 나라는 국민소득이 아무리 높다 해도 선진국가가 아니다. 폭우를 몰고 온 지난 태풍으로 지역에 따라 도로 곳곳이 파이기도 했다. 게다가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는 땅꺼짐 현상인 싱크홀도 왕왕 발생하고 있어 통행 차량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 야간 시간대에는 교통사고 위험은 더욱 높다. 

동절기가 오기 전에 철저한 진단과 함께 보수 작업이 이뤄져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도로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지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위험이 도사리는 도로를 비롯해 보행안전을 위협하는 시설물들에 대한 개선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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