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중성 1지점 성벽 중심부 조성 모습.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후 건립한 3개 성곽 중 하나인 강화중성에서 성벽과 등성시설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23일 강화중성의 서쪽 구간에 해당하는 남산 남사면 일대의 성곽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 산 69번지 일원을 대상으로 올해 6월부터 진행됐다. 조사 성곽은 해발 55~105m 사면에 길이 약 70m 규모로 지어졌으며, 산사면 구간에서 새로운 성벽 축조 방식과 등성시설로 추정되는 계단시설이 발견됐다.

성벽은 토성 중심부에 기초 석렬을 쌓고 안쪽에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올린 뒤 안과 밖에 흙을 덧대 완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아 있는 성곽 중심부의 너비는 4.7~5m, 높이는 2.2m, 성곽의 전체 너비는 13~14m 정도다.

석렬은 경사면을 따라 한 단씩 높아지는 식 또는 경사지는 식으로 조성됐다. 특히 토성 중심부의 석렬을 계단식으로 조성하는 형태는 강화중성에서는 처음 확인됐다.

이 뿐만 아니라 조사구역 최상단부에서는 성 내측에서 성벽 상부로 오를 수 있도록 계단 형태로 조성한 등성시설도 처음 확인됐다.

고려사 등 문헌기록에 따르면 강화중성은 1250년(고려 고종 27년)에 축조됐다. 둘레는 2천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 남아 있는 강화중성은 강화읍을 둘러싼 ‘ㄷ’ 형태로 둘러진 토성으로, 길이는 총 11.39㎞ 정도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강화중성의 다양한 축조 방식과 성곽에 부설된 시설물을 새롭게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려시대 성곽 연구와 유적의 정비 복원을 위한 소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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