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다문화푸드랜드 내 우즈베키스탄 식당 ‘타슈켄트’에서 23일 ‘실크로드의 중심 우즈베키스탄의 맛’을 주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다문화푸드랜드 내 우즈베키스탄 식당 ‘타슈켄트’에서 23일 ‘실크로드의 중심 우즈베키스탄의 맛’을 주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음식을 맛보면서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우고 일석이조입니다."

23일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시 매산로 역전시장 지하 1층 다문화푸드랜드. 평소 드나드는 손님이 없어 썰렁한 이곳에 이른 시간부터 우리나라 아동과 학부모, 역전시장 상인 등 20여 명이 우즈베키스탄 식당 안에 모여 시끌벅적했다. 이들은 식당 안에 장식돼 있는 우즈베크 전통의상인 ‘초폰’, 전통모자인 ‘돕프’ 등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물건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수원시 산하기관인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이날 다문화푸드랜드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바자르 매산’이라는 세계문화 교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이었다. 바자르는 이란의 공용어로 쓰이는 ‘페르시아어’에서 시장을 뜻하는 말이다.

이들은 평소 궁금했던 우즈베크 문화에 대한 질문을 메모지에 빼곡히 적어 내려갔다. 이 같은 질문에 우즈베크 전통의상인 ‘아드라스’를 입은 우즈베크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박연주(36)씨가 답변했다.

다문화요리교실인 ‘지구별살롱’ 이소연 대표의 도움도 받았다. 이 대표의 우즈베크 문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이어진 뒤 나온 음식은 ▶양고기 만두 ‘쌈싸’ ▶양꼬치 ‘샤슬리’ ▶양고기와 소고기가 올라간 볶음밥 ‘플로프’ 등 우즈베크의 대중적인 전통음식들이다. 이어 박 씨가 유창한 한국어로 비빔밥, 잡채 등 한국의 전통음식과 비유하면서 우즈베크에서 해당 음식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했다. 참가 학부모 김은정(39·여·수원시 권선동)씨는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고, 아이에게 폭넓은 문화를 경험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원시가 2011년 7월 수원역 일대에 전통시장 활성화 명목으로 문을 열었지만 예산 지원과 손님이 끊겨 존폐 기로에 놓였던 다문화푸드랜드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5년 동안 매산동 일원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앞으로 다문화푸드랜드 내 중국·베트남·캄보디아 등 5개국의 다문화 식당에서 추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상인들은 이러한 행사가 지속성을 띠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캄보디아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이번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좀 더 홍보 전략을 펼쳐 손님을 많이 확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김은아 주임은 "다문화푸드랜드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수원역에서도 다문화 교류에 있어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내국인들도 활발히 방문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고 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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