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주 부천소사경찰서 경무계장 경감
이호주 부천소사경찰서 경무계장 경감

‘야 너도?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은 흔히 접하는 한 학습 프로그램 광고이다. 각종 기관, 학교 등에서는 이를 패러디한 광고를 제작하고 있으며, 경기남부경찰청도 최근 ‘야나두’ 광고를 패러디해 누구나 시민경찰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제작했다. ‘우리 동네 시민경찰’ 프로젝트는 ‘시민이 경찰이고 경찰이 시민이다’ 라는 패러다임을 갖고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민경찰은 무엇일까? 바로 공동체 치안활동에 협조하며 범인 검거 등에 기여한 시민들을 ‘시민경찰’로 선정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의 자율적 치안 참여, 즉 범죄 예방을 위해 주민들끼리 시간을 맞춰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활동부터 절도범, 뺑소니범 등 범인 검거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것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에 부천소사경찰서는 ‘우리 동네 시민경찰 참여가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명을 시민경찰로 선정했다. ‘우리 동네 시민경찰 참여가게’는 여성안심 귀갓길이나 어두운 골목길에 간판 불을 환하게 켜주어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 검거를 위해 CCTV 제공에 도움을 주는 가게를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한 몰래카메라 근절을 위한 ‘빨간원 캠페인’의 다양한 홍보방법 제공과 대학교 내 자발적인 홍보 활동을 해주는 대학생, 새벽 시간대 자전거, 자동차를 절취하는 절도범 검거에 도움을 주는 CCTV 관제센터 직원, 그리고 전화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신속한 112신고로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은행원 등이 대상이다. 

또한 최근에는 퇴근을 위해 지하철에 탑승한 여성이 지하철내 몰카범을 발견해 검거하는데 도움 준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분과 전화통화를 통해 검거 과정과 시민경찰 선정 소감을 물어봤는데, ‘남의 일에 괜한 간섭으로 피해가 되진 않을까’ 또는 ‘내가 피해를 보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지만, ‘만약 저 상황에 피해자가 나였다면 누군가가 도와주길 바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신속히 112신고를 하게 됐고, 또 범인을 쫓아가게 됐다고 한다. 

위와 같은 사례가 바로 시민경찰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도내 시민 957명을 대상으로 길거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동체 치안활동 참여가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로 "참여 방법을 몰라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민경찰이 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관심’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때 내가 내민 작은 손길이 그 누군가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처럼 각박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나 아닌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다가가는 것이 경찰관인 나마저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이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실천해주는 시민들을 찾아내어 포상과 함께 시민경찰로 선정해 공동체 치안 활동을 활성화하고, 이웃과 이웃이 서로 지켜줘 범죄 없는 따뜻한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남을 도와주는 시민이 칭찬받고, 그것이 감사한 일이 되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저절로 손을 내밀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가 돼 전 국민이 ‘우리 동네 시민경찰’이 될 수 있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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