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초단체들이 잇따라 노상 주차장의 유료화 전환을 추진하면서 주민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교통난이 지역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지자체들마다 노상 주차 단속을 강력하게 펼쳐 달라는 민원이 있는 반면, 주차장도 부족한데 단속만이 능사인지 고려해 달라는 등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사실 도심지 도로에서 접하게 되는 주차 상황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대각선 주차는 말할 것도 없고, 인도를 점유한 개구리주차, 주정차 금지구간 주차, 어린이 보호구역 내 주차 등 불법주차 행태도 다양하다. 또 상점이나 식당가 앞에 종일주차로 정작 주차가 필요한 사람은 주차할 곳이 없어 이중주차까지 해야 하고, 긴급 차량의 운행마저 방해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처럼 불법 주정차가 난무하고 교통 혼잡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간 부담 없이 주차장으로 이용하던 시설을 불과 20일간의 행정예고 후 갑작스럽게 유료로 전환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실제로는 주차장 이용률이 크게 떨어져 사업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에 무료 노상주차장을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인 차량이 장시간 점거하거나 아무렇게나 이용하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며 찬성하는 입장 또한 적지 않다. 

각 지자체가 유료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정작 주차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차장을 제공해 주고, 막대한 초기비용으로 건설된 공용주차장 이용률을 높이는 한편,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다만 기피현상으로 인한 인근 무료 주차 지역의 주차 포화 상태를 촉발시킨다거나, 주변 주택가나 아파트 내에 꼼수 주차 등 풍선효과로 인한 무질서 논란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은 필요해 보인다. 물론 갑작스러운 추진으로 부담을 안게 될 주민들의 황당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올바른 주정차문화의 첫걸음인 노상주차장 유료화정책이다. 주민들 간에 설왕설래하면서 푸념하기보다는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시행에 따른 결과를 지켜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 나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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