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서해 평화호 띄우기, 의미와 전망’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29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서해 평화호 띄우기, 의미와 전망’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인천시가 민간단체에서 제안한 한강하구와 서해상을 오가는 ‘서해 평화호’ 띄우기 구상에 난색을 표했다. 남북 관계를 냉정하게 고려하지 않은 현실적이지도, 실현가능성도 부족하다는 이유다.

강화언론문화협동조합은 인천시의회 인천남북교류협력사업 과제개발 연구회가 29일 개최한 정책 톡톡 페스티벌 ‘서해 평화호 띄우기, 의미와 전망’ 세미나를 통해 한강하구 중립수역에 서해 평화호를 운행할 것을 제안했다.

시가 접경지역에 배를 띄워 남북 교류와 통일의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질적인 평화 체험을 하면서 평화협정 체결을 앞당길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0년의 분단 상황을 넘기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접경지역의 민간 항해가 남북 관계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흥열 조합 이사장은 "사업을 진행하려면 한강하구 출입 제한과 해경 또는 해운사와의 협의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있지만, 강화를 거점으로 하는 새로운 평화생태관광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뱃길 복원 등 한강하구 중립수역 공동 이용을 위한 남북 협의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운행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 북측에 선박 출입을 통보하기 어렵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또한 국제 정세에 따라 유동성이 큰 사업이라 기반시설 정비와 항로 준설 등에 투입될 예산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입장이다. 사찰과 산, 역사 시설에 집중되는 강화도 관광의 특성상 3∼4시간 운항하는 서해 평화호 탑승 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용헌 시 남북교류협력담당관은 "UN군사령부 설득이나 국제법 해석이 끝난다 하더라도 현재 남북 관계 상황에서는 합의가 쉽지 않다"며 "접경지역인 한강하구를 들어간다고 하는 정치적 의미를 제외하면 관광적으로 큰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남근우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토론문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개선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서해 평화호가 연안, 개성, 해주 등 황해도 지역과 어떻게 남북 교류·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는 의견을 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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