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동탁을 제거하기 위한 왕윤의 미인계에 대해 당사자인 초선이 말했다. "말씀 드린 것처럼 대감께서 분부만 내리신다면 저는 만 번 죽는다 해도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왕윤은 너무나 감격해 초선 앞에 무릎을 꿇고 "오늘날 만백성은 거꾸로 매달린 듯한 위기에 놓여 있고 임금과 신하들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 역적 동탁은 장차 천자의 자리를 빼앗으려 하는데 조정대신들에겐 뾰족한 대책이 없다. 동탁에게 여포라는 양아들이 있는데 그 자는 용맹이 비상하나 둘 다 여색을 밝히는 무리다. 내 장차 널 여포에게 시집보내기로 허락하고 그런 뒤에 동탁에게 바칠 것이다. 그 후에 너는 동탁과 여포 사이에서 둘을 이간시켜다오." 

 그리하여 마침내 미인계가 성공해 여포가 동탁을 죽이게 되는 것이다. 여포와 동탁은 의부·의자 관계를 맺었지만 여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투다가 끝내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말았으나 사실 사익을 취하기 위해 인간의 본성을 저버린 자들의 말로는 동서고금 대동소이하다. 정치가 백성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잃게 되면 작당(作黨)한 무리들은 서로에게 칼날을 휘두르는 게 어디 삼국시대뿐이랴. 아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런 일이 무수히 벌어질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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