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콜린 벨 여자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킥오프 기자회견에서 우승컵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콜린 벨 여자 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킥오프 기자회견에서 우승컵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부임 후 첫 한일전, 콜린 벨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사령탑 데뷔전을 펼친다. 두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킥오프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자의 각오를 밝혔다.

동아시안컵은 12월 10~18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다. 남자부는 일본·중국· 홍콩과 대결하고, 여자부는 중국·일본·타이완과 경쟁한다.

2년마다 열리는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대회가 아니다. A매치 데이에 열리는 것도 아니어서 해외파 선수를 차출할 수 없다. 대회의 무게감이 떨어지지만 한일전만큼은 다르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이 그 어느 경기보다 치열한 라이벌전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번 한일전은 우리 팀의 대회 마지막 경기(12월 18일)인데, 첫 두 경기를 잘 치르고 마지막 경기까지 잘 준비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내파 선수들로만 나서야 하는 동아시안컵은 그동안 써 보지 않은 선수들을 실전에서 관찰할 수 있는 테스트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새로운 선수를 관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대표팀에 새로 선발되는 선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은 대회 통산 최다 4회 우승했고, 최근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대회 목표에 대해 "팬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 잘 안다. 우리가 3회 연속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우리는 어느 대회에 나가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프로다운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직접 안 오고 감독대행이 팀을 이끈다. 벤투 감독은 대회 위상에 대한 질문에 "다른 팀이 어떻게 하든 지나치게 신경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리피 감독이 오든 안 오든 나는 대한민국 감독으로서 어떤 대회든 현장에 있을 것이다. 나를 대신해 코치 한 명을 파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은 홈경기 이점에도 세계 톱 클래스 팀인 일본과 중국이 버거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 부임한 벨 감독의 목표는 높았다. 그는 대회 목표를 묻자 "첫 번째 목표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내년 올림픽 최종예선을 대비하는 대회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큰 목표는 내가 팀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 감독은 이어 "잉글랜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소집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소집되는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대회에 임해야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파 선수들이 대표팀에 승선할 기회를 잡고, 도전을 어떻게 마주해 나갈지 기대된다. 올림픽 최종예선이 코앞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보완할 부분을 도출해 낸 뒤 우선순위를 정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으로 11월 15~17일 추가 소집훈련을 갖는다. 벨 감독은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용수 동아시아축구연맹 사무총장은 북한 여자대표팀의 일방적인 불참 통보에 대해 "여러 복합적인 상황에 북한축구협회 스스로 이런 부분을 결정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별도로 제재를 가한다거나 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내년 2월 제주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북한과 경쟁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 북한이 출전하지 않아 전력 탐색의 기회를 한 차례 잃은 셈이다. 벨 감독은 북한 불참에 대해 "정치적 언급을 따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참가가 확정된 팀에 더 집중해야 할 시기다.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북한을 만날 것은 기대하고 있다. 어떤 팀을 만나든 문제없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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