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연기·편집 재능꾼들 모여 영화인의 꿈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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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연기·편집 재능꾼들 모여 영화인의 꿈 ‘레디 액션’
용인 청덕중학교 ‘시네마 천국’
  • 박종현 기자
  • 승인 2019.11.01
  • 15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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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용인 청덕중학교 학생자율동아리 ‘시네마천국’이 미래의 봉준호 감독이 되기를 꿈꾸는 재학생들에게 창작의 기회와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영화 촬영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든 동아리에서 각자 재능 있는 작업을 도맡아 하며 특기를 키워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체험하고 있는 청소년 시기의 고민들을 작품에 적용하거나 주인공이 성장하는 내용을 담아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영화를 감상하는 또래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용인 청덕중 학생자율동아리 ‘시네마 천국’학생들이 영화 촬영 연습을 하고 있다.
용인 청덕중 학생자율동아리 ‘시네마 천국’학생들이 영화 촬영 연습을 하고 있다.

# 영화 촬영부터 상영까지 머리 맞대는 학생들

시네마천국은 지난해 3월부터 운영돼 온 학생자율동아리다. 영화 촬영, 연기, 편집 등에 관심 있는 15명의 청덕중 학생들이 모여 있다.

매년 동아리 활동을 이어 나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활동계획서를 쓴 뒤 교사들의 심사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감독, 부감독 역할의 학생들이 면접도 도맡아 보고 있다.

영화 촬영은 일주일에 1번씩 방과 후 1∼2시간 동안 카메라를 이용해 학교 강당이나 교실, 운동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된다. 촬영 장비는 주로 스마트폰 카메라나 ‘올림푸스’사의 카메라를 이용하고 있으며, 필요한 소품들의 비용은 학생들이 각자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시네마천국의 각 부원은 ▶감독 및 부감독 ▶시나리오 작가 ▶카메라맨 ▶영상편집자 ▶배우 등으로 구분된다. 영화는 작품 구상부터 촬영, 편집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완성될 수 있다. 이에 편집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학생 혹은 촬영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역할을 분담하며 저마다의 기술을 키우고 있다.

학기 초반에는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시나리오 작가를 우선적으로 뽑고 있다. 작가로 선발되길 바라는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 중 가장 좋은 글을 선정한다. 올해도 2명의 1학년 학생이 시나리오 담당으로 선발됐으며, 이 중에는 진짜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학생도 있다.

카메라맨을 담당하는 한 학생은 지난해 직접 서울에 있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카메라 사용 교육을 이수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재단에서 한 달간 전문가용 캠코더를 지원받는 기회를 확보하면서 영화 촬영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비슷한 방법을 통해 다른 카메라나 촬영 장비인 붐마이크, 반사판 등을 확보해 오랜 시간 높은 품질의 촬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영상 편집을 맡은 학생들도 촬영된 영상을 각자 집에 설치돼 있는 전문가용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베가스’ 프로그램을 통해 가공하고 있다.

박현숙(54)담당교사는 영화 촬영의 가장 큰 장점을 ‘본인의 강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으로 꼽는다. 여러 분야에 손댈 필요없이 각자 맡은 일을 확실하게 수행하는 과정에서 좋은 작품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서로 영화 주제를 정해 촬영하거나 편집하는 등 동아리 진행 과정에서 자기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취미가 맞는 학생들끼리 동아리 활동을 통해 수업시간에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 청소년들의 경험담을 담은 영화 

시네마천국은 주로 청소년기의 고민을 담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나의 사춘기’라는 제목의 영화와 학생자율동아리 홍보영상 등을 촬영해 ‘학생자율동아리 발표회’와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했다. 시청각실이나 강당의 빔프로젝터를 이용해 진행됐다.

영화 ‘나의 사춘기’는 유명 여성 듀오 ‘볼빨간사춘기’의 노래에 맞춰 진행되는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화다. 학생들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볼빨간사춘기의 뮤직비디오를 수차례 참고했다.

이 영화는 5분가량의 러닝타임으로 청소년 시기 방황하던 한 남학생이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배드민턴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학생자율동아리 홍보영상은 타 유튜브 홍보영상들을 참고해 제작했다. 역시 5분 내외 길이로 학생자율동아리 소개와 학생들의 인터뷰를 편집해 집어넣었다.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지난해 교내 축제인 ‘청덕제’에서 상영한 학생들이 만든 영화 ‘나의사춘기’ 장면.

올해도 10대가 공감할 수 있고 따뜻한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모든 학생들이 고심해 대본을 선정 중이다. 12월 자율동아리 발표회를 위해 준비 중이며, 20분 내외의 단편영화를 출품할 예정이다.

현재 토끼와 거북이 등 전래동화를 현대화시켜 해석하거나 청소년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도서인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유명 도서 「오즈의 의류수거함」 등을 참고하고 있다. 기존 작품에 담긴 교훈과 함께 주인공이 힘든 상황을 극복해 성장하는 내용의 영화를 찍고자 한다.

특히 학생들은 스스로 장비나 연기력, 촬영기술 등 모두 부족한 점을 자각하고 있다. 이에 동아리 활동 규모를 좀 더 키워 체계적으로 조직화시키고, 앞으로 더 열심히 진심을 담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면 유튜브에도 도전해 볼 계획이다.

2년째 감독이자 동아리장을 맡고 있는 문시현(15)양은 장래에 PD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은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PD다. 독특한 주제를 통해 가족애를 따뜻하게 풀어나가는 작품들을 보고 자연스럽게 연출에 흥미를 갖게 됐다.

문시현 양은 "부원들과 오랜 시간 수많은 소통을 한 뒤 작품을 완성시켰을 때 색다른 성취감을 느꼈다"며 "최대한 부원들이 직접 경험해 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좋은 감상을 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사진=<용인청덕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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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gold 2019-11-04 10:04:43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기사 너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