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숙골로에 설치된 인천역사를 기념하는 공공시설물이 낙서 등으로 훼손돼 경찰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김종국 기자
인천시 미추홀구 도화동 숙골로에 설치된 인천역사를 기념하는 공공시설물이 낙서 등으로 훼손돼 경찰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김종국 기자

인천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에 맞춰 숙골로에 설치한 공공시설물이 지속적으로 훼손돼 해당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31일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청운대학교 인천캠퍼스 정문과 대림e편한세상 5단지 사이에 있는 숙골로 95번길은 많은 유동인구의 보행 동선을 감안해 경관을 특화한 거리로 꾸며졌다. 유선형의 도로 형태를 비롯해 붉은색 나무 가드레일과 퍼걸러(지붕 있는 벤치), 자전거 모양의 자전거 보관소 등이 숙골로를 따라 다채롭게 갖춰져 있다.

이 중 길이 약 6m, 높이 약 3m에 이르는 거대한 금속판 형태의 기념물(Memorial Incheon)이 숙골로를 따라 3개가 설치돼 있다. 이 기념물에는 인천항 개항의 역사를 알리는 1882년 제물포조약 체결에서부터 1899년 경인철도 개통, 1950년 인천상륙작전, 1986년 인천 5·3 민주화 항쟁 등의 역사가 흰색 글씨로 새겨져 있다.

하지만 기념물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면서 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추홀구 공원녹지과에는 지난 9일과 28일 기념물에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낙서를 하는 등 훼손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구는 첫 번째 신고 접수 당시 이곳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낙서를 지우고 새로 페인트칠해 시설물을 원상 복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낙서와 시설물 훼손이 계속됐다. 낙서 내용 중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된 시국 상황을 비꼬는 내용들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는 숙골로 인근 대학과 초·중·고교가 모두 인접해 있고 낙서의 수법과 내용을 감안하면 이곳을 지나다니는 학생들에 의해 시설물 훼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기념물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29일 미추홀경찰서에 재물을 손괴한 사람을 수사해 달라고 의뢰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그림과 벽화 등의 시설물을 임의로 훼손하면 관련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 CCTV가 없는 경우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시작으로 상가의 사제 CCTV와 넓은 범위에의 CCTV 조사 등의 방식으로 수사한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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