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전 남동구 논현동 '인천 택시가족 쉼터'. 32면의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사진제공 = 기호일보 DB>
지난달 31일 오전 남동구 논현동 '인천 택시가족 쉼터'. 32면의 주차장이 텅 비어있다.<사진제공 = 기호일보 DB>

택시운수종사자 쉼터 확충 사업이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부지 선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택시운수종사자를 위한 쉼터는 남동구 논현동 택시가족쉼터가 유일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이 저조하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안에 권역별로 쉼터 5곳을 확충하고, 부지가 추가로 확보되면 LPG 충전소 및 기사식당 등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구와 부평구, 미추홀구 등을 대상으로 택시운수종사자를 위한 간이쉼터 조성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녹록지 않다. 서구에 추진한 택시쉼터는 대상부지로 석남완충녹지 등 10곳을 검토했지만 사용할 수 없어 설치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석남완충녹지는 녹지시설이라 가설 건축물 설치와 수도 인입이 불가능해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좌노인문화센터와 석남제2고가교 아래 등은 도로부지이거나 도로와 인접해 교통 혼잡 및 안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석남동 공영주차장은 상시 주차난으로 주차면 일부를 쉼터로 조성하면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암역 부근의 시유지도 적극적으로 검토했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택시운수종사자들이 반대해 백지화됐다.

미추홀구 등 다른 지자체도 간이쉼터 조성을 검토했지만 접근성이 좋은 번화가에 시·구유지가 없어 후보지 물색조차 하지 못했다. 시는 대체 부지를 찾고 있으나 교통 혼잡과 주민 민원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부지 선정을 못하고 있다.

결국 부개역 환승 공영주차장 내 간이쉼터 조성만 추진됐다. 그나마도 부지를 넓게 확보하지 못해 화장실과 간단한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데 그쳐 택시운수종사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역 택시조합의 한 관계자는 "택시운전사들이 평소 졸음과 배변 등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역 근처에 불법 주정차를 하고 화장실을 뛰어가는 등 고충이 많다"며 "운전사들의 근무환경은 시민들의 안전과 밀접한 문제이기 때문에 쉼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쉼터 조성의 핵심인 화장실은 오폐수 허가나 정화조 설치 등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라 부지 선정이 더 까다롭다"며 "일부 구가 의지를 갖고 협조해 주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라도 확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부지를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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