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통학구역도.<인천시동부교육지원청 제공>
사진=통학구역도.<인천시동부교육지원청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초등학교 통학구역을 둘러싸고 예비 이웃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아이들의 통학거리를 최소화하려는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인천동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인천아암초와 해양6초가 신설되면서 인근 인천미송초를 포함한 3개 초교의 통학구역을 변경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 10월 송도 8공구 일원의 7개 아파트를 3개 초교로 나눠 배정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했다.

문제는 이 중 A아파트의 통학구역이 두 개로 쪼개지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A아파트의 102∼105동은 통학구역이 미송초로, 나머지 동은 해양6초로 각각 설정됐다. A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통학구역이 나뉜 것에 불만을 제기하며, 내년에 과밀학급이 발생하는지 지켜보고 신설 학교 통학구역을 재검토할 것을 동부교육지원청과 인천시교육청 등에 요구하고 있다.

일부 입주예정자 사이에서는 구역을 나눈다 해도 통학거리를 줄이려면 해양6초가 아닌 아암초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신 현재 계획에서 아파트 전체 단지가 미송초로 통학하는 B아파트의 일부가 해양6초로 가면 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은 즉시 B아파트의 반발을 샀다. B아파트는 A아파트로 인해 하나였던 통학구역이 나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대응에 나섰다. 또 일부가 해양6초로 가게 되면 아이들이 골프장 예정부지로 인해 통학거리가 멀어지고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원안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간 주민들의 입장이 맞서면서 단순한 이웃 간 갈등이 주민 간 세(勢) 대결로 바뀌는 분위기다. A아파트 주민들이 교육당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데 맞서 B아파트도 동부교육지원청에 의견서를 접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교육지원청은 오는 11일까지 학교통학구역 변경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내부 검토를 거친 후 이달 중순께 설정공고를 통해 통학구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동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전체적인 균형 배치를 위해 많은 안을 고심하고 검토한 끝에 나온 설정안"이라며 "입주하는 분들이 말씀하시는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과밀학급 한계로 모두를 만족시켜 드리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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