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이 결여된 신부 이동용 리프트를 결혼식장에 설치해 사고를 일으킨 예식장 운영자에게 지난달 법원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사건이 있었다. 

리프트 추락사고을 접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예식장에서 정신 없이 결혼식을 마쳤을 무수한 커플들과 가족들, 또 이곳을 다녀간 하객들은 적잖이 놀랐을 테다. 또 인천에 살고 있으면서 결혼식을 자주 다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곳 예식장을 다녀 갔거나 적어도 이름이나 위치 정도는 알고 있어서 이 사건은 한동안 세간에 오르내렸다. 이런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곳에서 한 신부의 아버지가 가드레일 등 안전장치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가로·세로 2m 넓이의 열린 구멍으로 신부가 입장하기를 기다리다가 2.5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신부의 아버지는 골반이 골절되는 등 전치 14주의 중상을 입었다. 

이 예식장은 1층 신부대기실에 있는 신부가 입장 시간이 되면 2층 예식홀 단상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 오는데 신부가 리프트를 타면 신부 아버지가 있는 예식홀 2층 바닥은 열리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날도 곧 올라 올 신부를 위해 2층 바닥 출구가 열리자 신부 아버지는 무게 중심을 잃고 리프트 이동 통로로 추락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예식장 운영자가 관할구청으로부터 적법한 허가 없이 결혼식장 대수선 공사를 벌였고 리프트 공사 역시 그 공사의 연속선상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신랑·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가장 화려하게 주목받는 방식으로 하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안된 예식장 리프트와 그 통로는 기발하고 비밀스러운 깜짝 등장으로 큰 인기를 구가한 게 사실이다. 또 예식홀을 기준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방식의 신부용 리프트나 천장 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리프트들이 설치된 예식장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이에 따라 화려함을 가장한 아찔한 신부용 리프트의 안전 점검을 비롯해 예식장 내 은밀한 불법 구조 변경 등은 없는지 각 지자체의 세심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일생의 한 번뿐인 특별한 날이 위험천만한 이벤트에 가려져 신랑·신부와 그의 가족들에게 평생의 상처를 남기지 않기를 이 사고를 접한 모두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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