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정상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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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정상을 찾아야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기호일보
  • 승인 2019.11.06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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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작년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이 가득한 일본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키고 수출규제를 시작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로 한일간 외교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정치권의 팽팽한 시위는 양국의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줘 상호국가의 관광은 물론 생산품을 배척하는 국민운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양국에 민간과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다. 사실 양국 모두에게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계는 지속될수록 불리하다. 

그러나 양국 모두 상대의 양보가 선행돼야 자신들의 상황도 정리할 수 있음을 내세워 일절 대화가 단절된 상태였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서로가 잘 아는 만큼 골이 깊어 아세안정상회담에서도 한일 양국의 정상은 만남을 기대하지 않았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와의 만남은 돌발적이었지만 필요한 일이었기에 양국의 관계자들은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사실 외교관계가 무엇인가. 자국의 안녕과 발전을 위한 상호간 관계로 상생의 입지를 펼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은 선을 넘어버렸다. 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관계가 엇나가기 시작했다. 외교는 끊임없는 대화로 서로의 신뢰를 구축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번 아세안정상회담에서처럼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은 그 시간의 짧고 길고가 아니라 현재 풀어야 할 문제가 거론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양국 모두 매듭이 지워진 부분을 인지했으니 여기서부터 풀어야 함을 공감했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혜다. 서로가 강공을 펼치면 부러질 수밖에 없지만 지혜롭게 상대의 입지를 배려해 다른 창문을 열어준다면 현재 서로가 답답해하는 부분에 대한 통로가 열릴 것이다. 

한일관계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현재의 일이 아닌 과거의 일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판결에 일본 정부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반론을 내세우며 각을 세우고 수출 제한을 시작한 것이다. 궤도를 이탈해 자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 압박이 시작됐다. 이로 인해 양국이 감당해야 하는 피해액은 상당하다. 일본 특정지역의 경우 우리나라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해지고 정부 지원을 요청할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로 기업들이 사색이 돼 해당 소재를 구하기 위해 난리가 났다. 짧지 않은 역사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양국의 먹이사슬은 물론 자유무역으로 효율과 최적화로 첨단을 달리던 교역이 일파만파의 파동을 겪었다. 세계 경제가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남미의 전운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일 분쟁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경제상황이 좋지 못하다. 연일 내리는 금리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돌지 못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마당에 경색된 교역은 최악을 치닫는 촉매제가 될 뿐이다. IMF는 전 세계 90%의 국가들이 보호무역으로 인한 교역 위축으로 성장둔화를 겪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의 격변기에 서로가 피해를 줄이는 길은 정상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양자가 무리수를 두기 전 단계로 돌아가서 문제가 된 시점을 돌이켜 보자. 결과가 나오는 과정에 대한 상호 이해와 협의가 선행된다면 틀어진 관계를 돌릴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정상들의 문제 인식은 올바로 됐으니 이제 시작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결코 알 수가 없다. 잘 되든 잘 안 되든 일단 상호간의 의사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서로 들어주려 하지 않는다면 협상은 무의미하다. 때문에 양국 정상의 태도가 중요하다. 한일 정상 모두 국민과 기업의 피해가 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과거로 발목 잡는 현재가 미래를 망가트리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이 국익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명분이 서지 않으니 벌어지는 갭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방치한다면 커져 버린 갭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이제 미래를 위해 실리를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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