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동북아의 갈등’ 속에서 우리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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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동북아의 갈등’ 속에서 우리의 길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역사소설가
  • 기호일보
  • 승인 2019.11.07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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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나채훈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소장

동북아의 신(新)삼국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대륙·한반도·섬의 3개 지역을 장악한 삼국의 경쟁과 갈등이 직간접적으로 서로 영향을 미치는 삼국 경쟁판이 2020년을 앞두고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전개는 서기 600년 후반에 벌어진 한반도의 신라와 대륙의 당나라가 연합해 백제와 섬의 왜국 동맹군을 깨뜨려 백제가 멸망한 일을 들 수 있다. 의자왕의 사치와 무능을 탓하기에 앞서 이 미묘한 국제관계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전개는 1200년대 후반 한반도의 고려를 복속시킨 대륙의 원나라가 연합군을 편성해서 섬나라 일본을 공략하려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원정에 실패한 역사다. 이때 고려는 미증유의 고통을 겪어야 했고, 마산 등지는 전진기지로서 혹독한 시련을 당했다. 

세 번째 삼국 갈등은 조선 선조 임금 때 내침한 일본군을 상대로 싸운 이른바 임진왜란. 이때 대륙의 명나라는 원군을 보내 한반도에서 섬나라 침략군을 몰아내는 데 일조했다. 이때 조선은 오랜 전란으로 전국이 초토화되다시피 했고, 숱한 민중이 형언키 어려운 고난을 감수해야 했다. 

네 번째는 구한말, 서세동점의 제국주의가 동북아로 진출하던 때였다. 한반도의 조선은 대륙의 청나라와 섬의 일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끝내는 일본군의 군홧발에 짓밟혀 36년이란 세월 동안 나라 잃은 설움을 겪어야 했다.

다섯 번째는 1945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했을 때였다. 대륙은 장개석과 모택동의 내전 상태가 되었고, 한반도는 남북이 분단되는 비극을 맛보아야 했다. 일본의 경우 패전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군정을 받아들이고 천황제를 유지함으로써 온전하게 살아남았고, 급기야 6·25남침이 벌어지자 미군의 후방 병참기지로서 경제성장의 기틀을 다질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때도 우리는 분단의 아픔 속에서 동족상잔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렇듯 지금까지 벌어진 다섯 번의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의 틈바구니에 낀 우리는 갈등 구조 속에서 피해국이 돼야 했고 망국의 설움을 두 차례나 겪어야 했다. 그 분단의 아픔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고. 2020년을 앞둔 지금 바야흐로 여섯 번째 갈등과 경쟁판이 동북아에서 벌어지고 있다. 필자는 이를 새로운 동북 3개국의 국면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자 군사 강국으로 발돋움한 공산당 독제 체제의 중국과 세계 3위의 경제력과 미국의 비호 아래 태평양에서 옛 군국주의의 망령을 부활시키려는 일본,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미국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경제 보복·무역 분쟁·분담금 과도 요구 등등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정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 세 나라는 모두 우리에게 주요 무역하는 나라이고 우리의 국가 안보에 영향력이 큰 나라들이라는 점에서 여섯 번째 신삼국시대의 상황은 간단히 넘길 수 없다. 자칫 우리의 미래에 결정적 암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3국의 지도자들이 보이고 있는 행태도 심상치 않다.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에서 황제처럼 군림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사 수정주의의 선두에 서서 일본 우경화를 시도하는 망령된 아베 일본 총리, 장삿속이나 다름없는 미국 우선주의로 주한미군을 지렛대 삼아 막대한 분담금을 요구하면서 동맹국을 윽박지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들 세 사람은 분명코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도 아니려니와 우리를 어떻게든 깔아뭉개려는 외세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이들 셋을 모두 배제하고 거부하면서 우리의 앞날을 설계할 수 있을까? 전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럴 힘도 없다. 감정이 앞서 처리할 수는 더더구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하나뿐이다. 우리 스스로 이 사회를 더 공평하고 더 융합적이며 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국민에게 창조적 활력을 제공해야 하는 무거운 부담을 느끼고 성찰과 자강으로 크게 뭉치는 길 외에 무엇이 있을까. 정치는 분열하고 인정(人情)과 인륜(人倫)과 인권(人權)이 사라져가는 오늘에 일대 경종을 울려야 한다. 정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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