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상태바
시민단체가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 기호일보
  • 승인 2019.11.08
  • 11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인천시 행정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하는 일마다 자충수다. 인천e음 카드로 한동안 시끄럽더니 이번에는 해안철책선이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해안철책선 철거는 시민들의 오랜 바람이다. 인천은 도서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내륙면의 8개 자치구 중 부평과 계양을 뺀 나머지 6개 자치구가 바다와 접해 있다. 그래서 인천을 해양도시로 칭하기도 하고 한때는 국제해양도시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그저 구호 속에만 갇혀 있을 뿐이다. 섬 지역을 제외하고 바다를 끼고 있는 인천의 6개 구 어디에도 시민이 바다를 만지고 접할 곳은 거의 없다. 바로 철책선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며 최근에는 철책선이 많이 철거됐지만 그 자리를 미관펜스가 대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바다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인천시는 어처구니없게도 아예 바다를 막아버리는 행동으로 시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오래된 일도 아니다. 인천시는 지난 4월 해양친수도시 조성 사업 중 하나로 남동공단 해안도로를 둘러싼 철책 2.4㎞를 걷어냈다. 여기에 투입된 혈세만 10억 원 가까이다. 시는 해안도로에 있던 철책을 철거하는데 8억3천만 원을 들인 후 그 자리에 9천만 원을 들여 철책을 대신한 펜스를 설치했다. 흉물스러웠지만 철책이 있을 때는 그나마 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 설치한 펜스는 바다를 아예 막아놓았다. 하나마나 한 일에 인천시는 10억 원을 버린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바다를 막아놓은 펜스를 환경단체의 자문에 따라 설치했다는 것이다. 저어새 등 철새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철새들 스트레스 받는다고 바다를 막으라는 환경단체가 어디인지, 또 그 얘기를 듣고 그대로 바다를 막아버리게 한 인천시의 행정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궁금하다. 인천시의회는 지난 6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시를 질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담당국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모니터링 후 수정하기로 해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 시민은 시 행정을 불신할 수밖에 없다. 시가 귀 담아 들어야 할 얘기는 시민단체가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다.

기호일보, KIHOILBO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