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재 명칭 재고(再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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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화재 명칭 재고(再考)
강옥엽 前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
  • 기호일보
  • 승인 2019.11.08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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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엽 前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
강옥엽 前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

최근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1호와 2호의 명칭이 변경됐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1982년 시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됐던 인천도호부청사는 인천도호부관아로, 제2호인 부평도호부청사는 부평도호부관아로 37년 만에 바뀐 것이다. 기능을 할 당시인 조선시대에 사용됐던 ‘관아(官衙)’ 라는 용어를 반영해 청사(廳舍) 대신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그런데 인천의 지정문화재 중에 명칭이 재고(再考) 돼야 할 부분은 또 있다. 

지정문화재 중, 유독 ‘구(舊)’라는 명칭이 들어 간 문화재들이 그렇다. 특히, 유형문화재, 문화재자료, 등록문화재 중 근대 건축물 일부는 ‘구(舊)’라는 접두사가 들어간 명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심지어 어떤 것은 명칭의 가운데 들어간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인천의 문화재를 포함해 타 지역 문화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문화재로 지정되는 자체가 역사성을 반영한 것이라 과거에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가 하는 것이 그 건축물의 명칭인데 굳이 옛것을 의미하는 ‘구(舊)’라는 용어가 들어갈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에 의문이 든다. 또, 같은 시대의 문화재 건축물임에도 반드시 동일하게 적용된 것이 아니기에 더욱 의아하다. 

한편으로, 이러한 상황은 지정된 문화재 건축물이 현재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거나 같은 용도의 또 다른 건물이 있어 그것을 구분하기 위해 접두사를 첨가했을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그 건축물의 역사성을 감안해서 문화재로서 가치를 지정한 것이기에 역시 고유한 이름으로 문화재 명칭이 정해지면 굳이 ‘구(舊)’라는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의문과 관련돼 인천의 경우는 유형문화재인 (구)제물포구락부, (구)인천일본제1은행지점, (구)인천일본제18은행지점, (구)일본제58은행지점, 인천창영초등학교(구)교사 등이 있고, 등록문화재인 (구)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 (구)인천부청사, 인천(구)대화조 사무소, 인천 세관(구)창고와 부속동 등 9건이 해당된다. 사실 이들 건축물은 이러한 접두사가 첨가되지 않고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근대 개항에 따른 역사적 사실들이 상기되는 고유의 명칭들이다.  

가령, 제물포구락부는 클럽의 한문 표기인 ‘구락부’(俱樂部)라는 옛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돼 현대인들에게도 생소한 느낌이라 굳이 ‘구(舊)’라는 표현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특히,  은행의 경우는 현재 박물관, 전시관, 사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항 후 인천항에 진출했던 일본계 은행 건물의 상징인 지역별 번호가 붙어진 채로 당시 지어진 근대 건축물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문화재로 지정됐기 때문에 혼동을 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은행들의 문화재 명칭은 동일한 방식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즉, 제1은행과 제18은행은 ‘인천 일본’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지만 58은행은 그냥 ‘일본제58은행’으로만 표기돼 인천의 문화재를 소개하거나 안내문을 작성할 때 문화재의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는데 혼선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등록문화재의 경우도 (구)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 (구)인천부청사 등 그 이름만으로도 역사적 사실들이 전제가 되므로 현재 건축물이 다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역시 ‘구(舊)’라는 접두사가 들어갈 필요가 없을 듯하다. 

서울의 경우 (구)탑골공원 정문, (구)미국문화원, (구)러시아공사관, (구)벨기에영사관, (구)서울역사, (구)서대문형무소 등 사적, 유형문화재, 문화재자료, 등록문화재 등 29건에 그러한 경우가 나타난다. 특이한 것은 유형문화재인 옛 제일은행 본점과 사적인 옛 보신각 동종 등에는 구(舊)라는 표현 대신 ‘옛’ 이라는 한글을 사용하고 있다. 부산도 (구)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 (구)한국은행 부산본부 등 기념물, 문화재자료와 등록문화재 등 10건에서 사용되고 있다.

인천의 문화재는 지역의 변천과 삶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산물이다. 인천 정체성은  문화재 명칭의 정립에서부터 시작된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특별시대’를 지향하는 지금, 인천의 도전적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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