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미추홀구,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등 관계자 23명이 7일 승기천 상류 복개구간 현장을 살피기 위해 직접 지하 하수암거에 들어가 둘러보고 있다. <인천시 제공>

"폭우가 오면 하수암거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차 주변이 상습 침수돼요. 하천 복원은 수생태계 복원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도 해야 합니다."

 7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주대로 도로 밑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승기천 물길 복원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천시와 미추홀구,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등 관계자 23명이 현장을 살피기 위해 직접 지하 하수암거에 들어갔다.  <관련 기사 14면>

 이날 둘러본 하수암거는 승기천 상류 복개구간에 있는 7련의 하수박스 중 두 번째 박스(2련)다. 도로변의 맨홀을 통해 조심스럽게 지하로 내려가자 어둠이 짙게 깔렸다. 하수량은 20㎝가량으로 발목을 덮는 수준이었다. 손전등에 의지해 둘러본 하수암거는 한눈에 봐도 낡았다. 곳곳에 보수 흔적이 남아 있었고 손상돼 보이는 곳도 있었다. 

 1984년 공사를 시작해 1986년 이전 준공된 이곳 하수암거는 2008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상태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6억 원을 들여 보수·보강공사를 진행하고 매년 준설하고 있으나, 앞으로 노후도에 따른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이어지는 통로를 통해 들여다본 첫 번째 박스(1련)에서는 승기사거리 일대의 침수가 잦은 원인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하수암거로 빗물 등이 유입되는 관로에 이물질이 끼어 있거나 관 일부를 막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현장에 동행한 전문가는 이 같은 이물질로 인해 빗물이 잘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우가 쏟아졌던 2017년에도 배수구역 내 빗물이 잘 빠지지 않아 인명피해를 비롯한 침수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시는 하수암거 현황을 설명하며 승기천 상류 복원 사업이 수생태환경 개선뿐 아니라 침수 예방과 노후 하수관거 정비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하수암거를 제거하고 하천을 만들면 하수박스 간 구조물이 막혀 있을 때보다 치수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침수 예방을 위해 재난 예방 차원에서 계획 중인 우수저류시설과 하천 복원의 연계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가까운 일본을 봐도 복개 하천을 모두 복원했다"며 "지금은 하수가 흐르는 이곳을 서울 청계천보다 더 훌륭한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시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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