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2025년부터 자율형 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일제히 전환된다. 다만, 영재학교와 특수목적고 가운데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는 2025년 이후에도 유지된다.

2025년 이후 기존 외고는 학생 선발 권한은 없어지지만 학교 명칭을 그대로 쓰면서 특성화된 외국어 교육과정을 그대로 운영할 수 있으며, 또한 일반고로 전환되기 이전에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입학한 학생의 신분은 졸업 때까지 유지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는 2025년 3월부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며, 또한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고(49곳)의 모집 특례도 폐지한다.

1970년대 고교평준화로 지역별 명문고가 사라진 뒤 엘리트 교육을 수행한 외국어고와 자사고 등이 일반고로 모두 전환되면 사실상 ‘완전 고교 평준화’가 실현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일반고로의 일제 전환 배경과 관련,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사교육을 심화하고 부모 소득에 따라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입시 공정성을 확보하고 미래 고교 교육을 준비하고자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도 브리핑에서 "교육 격차가 사회 계층 격차로 이어진다는 국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현재 고등학교가 ‘일류·이류’로 서열화돼 위화감 등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진학 희망 고교 유형별로 사교육비 평균을 따진 결과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의 1.7배, 자사고는 1.4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일반고로 전환하지는 않지만, 영재학교의 지필 평가(문제풀이식 시험)를 폐지하는 등 선발 방식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자사고, 외국어고 등을 폐지하는 대신 5년간 약 2조2천억 원을 투입해 일반고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교육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학생 수준과 적성에 따른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과학, 어학, 예술, 소프트웨어 등 특정 분야에 대한 심화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교과특성화학교도 확대한다.

교육부는 특히 일반고의 교육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 모든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여건을 조성한 뒤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을 2020년 부분 개정하는 데 이어 2022년 전면 개정해 2025학년도부터 고등학생이 대학생처럼 수업을 골라 듣는 학점제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유은혜 부총리는 "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고등학교 교육 전반에 불공정을 만들 뿐 아니라 미래 교육에도 부합하는 형태가 아니어서 이번에 과감히 개선하기로 했다"며 "차질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고 활성화를 위해 5년간 2조 원 이상 지원할 계획"이라며 "부총리가 단장을 맡는 가칭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을 운영해 책임 있게 챙겨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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