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진객 재두루미가 올해도 어김없이 김포 홍도평야에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들었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재두루미 가족이 김포시 북변동 홍도평야에 지난 8일 날아들었다고 11일 밝혔다.

재두루미가 도심 속 농경지로 찾아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볼 수 없는 희귀한 현상이다. 하지만 한강하구 개발과 농경지 매립 등으로 취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홍도평야를 찾는 개체 수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재두루미는 귀소본능이 매우 강해 완전히 서식지가 파괴될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지만 한 번 떠나면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강하구에 찾아드는 재두루미는 몸길이 127㎝의 대형 두루미로, 머리와 목은 흰색이고 앞목 아랫부분 3분의 2는 청회색이다. 몸의 청회색 부분은 목 옆으로 올라가면서 점점 좁아져서 눈 바로 아래에서는 가는 줄로 돼 있다. 시베리아·우수리·몽골·중국(북동부) 등지에서 번식하고 한국·일본·중국(남동부)에서 겨울을 난다. 한국에는 10월 하순께 찾아와 이듬해 3월 하순 되돌아가는 겨울새다.

윤순영 이사장은 "홍도평야는 마지막 남은 재두루미 취식지"라며 "보전 방안이 없으면 한강하구에서 재두루미를 볼 수 없는 날이 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한강하구의 농경지에 날아든 60여 마리의 재두루미는 겨울을 나기 위해 취식을 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포=이정택 기자 lj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