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翁五賊(부옹오적)/富 부자 부/翁 어르신 옹/五 다섯 오/賊 도둑 적

한 선비가 부잣집 이웃에 살았다. 가난하여 쌀독이 자주 비었다. 그래서 언제나 이웃의 부자가 즐겁게 살아가는 것을 부러워했다.

어느 날 아침이었다. 그는 의관을 갖추고 부자를 찾아가서 돈을 버는 방법을 물었다. 부자는 말했다. "돈 버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니지. 자네는 돌아가서 삼일 동안 목욕재계하고 다시 오게. 그러면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겠네."

그는 시킨 대로 하고 다시 찾아갔더니 병풍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높다란 상을 놓고 스승으로 모시려는 뜻으로 갖고 온 예물을 받고서야 들어오게 했다. "무릇 돈을 버는 도란 응당 먼저 그것의 다섯 가지 적을 제거하는 데 있지. 다섯 가지 적을 제거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어. 다섯 가지 적이란 세상에서 말하는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말하지."

선비는 웃음을 참으며 물러났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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