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강(江)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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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강(江)으로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시인
  • 기호일보
  • 승인 2019.11.12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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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
임봉주 인천문인협회 이사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이며, 어디서 와 어디로 가는가. 탐구하다 보면 결국 생각이 우주의 생성과 소멸 과정까지 미치게 된다. 다음은 필자가 우주심경(宇宙心經)이라 이름 짓고 일상의 번뇌로 마음 어지러울 때 가끔 읽어 보는 글이다. 

수성은 대기가 이산화탄소, 금성은 대기가 황산으로 뒤덮여 있고 기온이 각각 섭씨 400도와 500도로 펄펄 끓어올라 뜨거워 살 수가 없다. 화성은 대기가 이산화탄소이고 대기압이 낮아 물이 증발해 버리고 연평균 기온이 영하 80도이니 꽁꽁 얼어 살 수가 없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대기가 수소와 헬륨이고 각각 영하 150도에서 영하 430도까지 내려가 살 수 없다. 지구 행성의 유일한 위성인 달은 중력이 낮아 대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한낮 기온이 영상 130도로 뜨겁고 한밤 기온이 영하 170도까지 떨어져 살 수가 없다. 

지구란 행성의 대기 중엔 질소 78%, 산소 21%, 나머지 1%는 아르곤, 수소, 헬륨, 메탄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연평균 기온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최적의 상태인 14도여서 꽃이 피고 온갖 만물이 번성하고 있다. 오직 지구가 인간 생존 가능한 유일한 행성일 수 있다. 

우리 은하계에는 태양이 2천억 개 이상 있으며, 우리 은하계 나선형 길이는 10만 광년, 두께는 1천 광년이다. 우리 태양 말고 가장 가까운 또 다른 태양이 4.2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켄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다. 우리 은하계에서 가장 가까운 외계 은하가 25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안드로메다’은하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계 말고 외계 은하가 2조 개를 넘고, 그 하나의 은하계마다 1천억 개 넘는 태양을 거느리고 있다. 또 그 태양마다 행성을 몇 개씩 거느리고 있으니 우주는 얼마나 광대한 공간인가. 우주에서 볼 때 태양 한 개는 은하에 뿌려진 모래알 하나에 불과하니 우리 태양 부피의 130만 분의 1인 우리 지구 행성이란 얼마나 작고 모래알보다 못한 존재인가. 

그 모래알보다 작은 지구에 내 나라다 네 나라다 국경을 가르고, 인종 차별하고, 철조망을 치고 사는 우리 인간이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만물은 돈다. 달은 지구를 돌고, 지구는 태양을 돌며, 은하는 은하계 중심축을 돌면서 팽창하고 있다. 태양이 우리 은하계 중심축을 시속 80만㎞ 속도로 공전해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오는 기간을 1은하년이라 하는데 그 기간이 무려 2억3천만 년이다. 달과 지구의 거리도 멀어지고, 지구와 태양의 거리도 멀어지고 있다. 은하계와 다른 은하계의 거리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의 팽창 때문이라 한다. 우주의 모든 태양은 구성 원소가 수소와 헬륨이며 수소를 태워 헬륨을 만드는 과정에서 핵융합 반응으로 강력한 열에너지를 방출한다. 우리 태양에서 방출한 1초 동안의 에너지를 다 모으면 지구에서 5억 년 쓸 수 있는 분량이다. 중성자별 한 숟가락 무게는 에베레스트산 하나의 무게만큼 무겁다. 우주 탄생 빅뱅의 역사 138억 년, 우리 은하계 역사 130억 년, 우리 태양계 역사 46억 년. 은하 탄생이나 초신성 폭발 과정에서 태초 우주에 없던 탄소, 산소, 칼슘, 요오드, 인 등 생명체 구성 기초 원소들이 만들어져 지구로 떨어졌다. 그 원소들이 결합해 생명체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지상 모든 동식물의 기본 원소는 우주 생성 과정에서 비롯됐으므로 우주가 바로 그 고향이다. 우리 몸의 구성 원소는 수소 62%, 산소 24%, 탄소 12%, 나머지는 철, 칼슘, 요오드 등이다. 우리 몸에 곧 우주 역사가 들어 있다. 유인원 분리 500만 년 전, 현생 인류 출현 4만 년 전, 농경 시작 1만 년 전, 현대 문명의 개화 150년, 봄날 벚꽃 피듯이 마구 피어나는 문명의 꽃. 평화롭게 살며 지구를 잘 보존하면 앞으로 50억 년을 충분히 쓸 수 있는 지구 행성이건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자연을 파괴해 마침내 지구 온난화의 대재앙을 초래하리라. 

우리 인간이 우주에서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자각하면 겸손해지고 집착·번민·욕망 이런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들 바쁘게 사는 일상을 접고 가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쳐다보자.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이 세상 인연 다하면 연어가 모천으로 회귀하듯 온갖 욕망의 굴레 벗고 태어나기 이전 아득한 우주의 강(江)으로 되돌아간다.

▶필자 : 2005년 자유문학 등단, 시집 「꽃화살 바람의 춤」 외 2권 /2019년 「비탈에 선 꽃에게」 발간, 현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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