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42만t 파묻은 사람을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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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42만t 파묻은 사람을 처음 본다
농경지에 역대 최대규모 불법 매립 경기남부청, 네 명 구속·37명 입건
정상 처리비 168억인데 150억 이득 원상 복구하는 데만 1000억 들 듯
  • 심언규 기자
  • 승인 2019.11.12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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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폐기물 감시(PG) /사진 = 연합뉴스
불법폐기물 감시(PG) /사진 = 연합뉴스

각종 사업장 폐기물 42만t을 경기서북부지역 농경지에 조직적으로 불법 매립한 일당 41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불법 매립한 폐기물의 양은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폐기물종합처리업체 대표 박모(5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석재 가공업체 대표 이모(44)씨 등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 2월까지 폐기물 1만2천900t을 다른 운반업체 대표 박모(45)씨를 통해 경기서북부지역 농경지 9곳에 불법 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폐기물종합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보유한 장비로 폐기물을 정상 처리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고자 이처럼 불법 매립해 7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씨는 2014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석재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인 ‘무기성 오니’ 40만8천400t을 폐기물 운반업체와 매립업자를 통해 김포·고양·파주·인천·강화 등 경기서북부지역 농경지 18곳에 불법 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무기성 오니는 암석을 잘게 부수어 모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인산 부족이나 토양 PH 상승 현상을 일으켜 농경지 매립이 금지돼 있다.

폐기물의 정상적 처리 방법은 폐기물종합처리업체를 거쳐 소각 또는 분쇄하는 것으로, 이 씨가 이렇게 폐기물을 처리했다면 168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불법 매립에는 18억 원이 쓰여 그는 1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의 요청을 받고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 폐기물을 처리한 운반업체 대표 김모(49)씨와 매립업자 정모(61)씨는 구속됐다. 김 씨는 25t 트럭 1대당 10만 원을 받고 정 씨에게 폐기물을 넘겼으며, 정 씨는 1대당 5만∼10만 원을 받고 폐기물을 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일당이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농경지를 원상 복구하려면 1천억 원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폐기물 배출·운반업체와 매립업자가 카르텔을 형성해 1급 발암물질인 카드뮴·크롬이 함유된 폐기물들을 불법 매립한 것"이라며 "일부 피의자는 업체 등록 연장을 허가받는 과정에서 담당 시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도 있어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언규 기자 sim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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