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비쟁점 법안은 19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선거제 개혁법안과 검찰개혁 법안, 예산안 처리를 두고는 한 치 양보 없이 기 싸움을 벌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합의가 안 되면 일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밀어붙일 태세를 보였다.

이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까지 꺼내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안 처리 시한이 20일 남짓 남았는데, 합의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지 못하면 국회는 다시 대치 국면에 빠질 수 있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이 정한 일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도 이제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며 "어떻게 검찰의 특권을 해체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정식(시흥을) 정책위의장은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져 예산안을 증액해도 모자랄 판인데, 비상식적 수준의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 삶을 난도질하겠다는 것"이라며 "국가재정이 건실한데 예산 삭감을 부르짖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혹세무민"이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어 조 정책위의장은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계기로 대화와 협치, 정치 복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매우 높아졌고 그 출발점은 예산안의 합리적이고 신속한 심사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시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꺼냈다.

한국당 재선의원들은 이날 오전 자체 모임을 갖고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시 의원직을 총사퇴하자’는 입장을 당론으로 정할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도 불법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을 반드시 하겠다. 그 일환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는 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어떻게 국민 혈세를 남의 돈 쓰듯 맘대로 펑펑 쓸 수 있느냐"며 "민주당은 ‘양심 브레이커’ 정당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을 거론하며 "보통 대한민국 사람과는 전혀 다른 인식·사고체계를 가진 특이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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