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황구지천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 한 쌍이 발견됐다는 희소식이다. 이는 지난 6월 이곳에 설치된 무인센서 카메라에 물 위를 뛰어다니는 수달 한 마리가 최초로 출몰한 이후 두번째다. 수원환경운동센터에 따르면 올 9월 황구지천 내 곳곳에 설치된 무인센서 카메라에 한 쌍의 수달이 함께 있는 모습이 찍혔다고 밝혔다.

새벽 시간대에 하천 주변을 한 쌍이 배회하고 있으며 성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수달의 배설물이나 발자국 크기 등을 분석한 결과 번식이 가능한 성체로 판단되고 있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 포유류로 몸길이 63∼75cm, 꼬리 길이 41∼55cm, 몸무게 5.8∼10kg 정도로 족제비보다 더 크며 물이 있는 환경을 가장 좋아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수달의 행동 반경은 20㎞로 조사되고 있는 점으로 미뤄 황구지천 총 연장이 32.5㎞에 달해 이 일대에서 수달이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수달 한 쌍이 발견된 것은 황구지천이 동물의 서식 가능성이 충분하고 보존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황구지천은 의왕·수원·화성·오산·평택 등 5개 시를 관통한다. 황구지천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전형적인 도심형 하천으로 상류지역인 수원시에 대단위 택지개발지구 등으로 11여 만t의 생활오수가 유입되면서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고 악취가 심했던 곳이었지만 2003년부터 수원 하수종말처리장 증설과 하수관거 정비로 인한 정화 노력 끝에, 천둥오리와 백로 등 각종 철새가 사는 자연형 하천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항구지천은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것이 포유류이며 육식동물인 수달 발견으로 증명된 셈이다. 따라서 황구지천에 대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이번 기회에 수달 서식처의 보고로 삼아야 한다. 이에 수원시가 황구지천과 곤충, 식물, 양서류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칠보산과 함께  야생동물 보호구역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조선시대 최초의 계획도시이며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 도시인 수원시가 환경·생태도시를 표방한 것이 차츰차츰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