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방치 ‘대장간 철거’ 뒤늦게 역사 보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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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방치 ‘대장간 철거’ 뒤늦게 역사 보존 논란
45년 된 인천 동구 소재 신일철공소 구, 석면·붕괴위험 등 민원에 강행
시민단체 "조선업 변화 가치" 반발 해당 부지 기념 공간 조성 등 요구
  • 김유리 기자
  • 승인 2019.11.14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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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인천시 동구 신일철공소 철거 터 앞에서 지역 시민사회문화단체 회원들이 동구청의 행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13일 인천시 동구 신일철공소 철거 터 앞에서 지역 시민사회문화단체 회원들이 동구청의 행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동구에 위치한 신일철공소의 보존 가치를 두고 구와 시민단체가 서로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13일 구와 지역 내 일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신일철공소는 고(故) 박상규 씨가 목선 건조에 필요한 철제 못 등을 제작하며 1974년부터 2007년까지 운영했던 대장간이다. 대장간 내부에는 목선을 중심으로 조선업의 변화 과정을 알 수 있는 대장간 시설과 장비 등이 남아 있었다.

구는 지난 7월 노후화된 철공소에서 석면가루가 나오고 붕괴 위험이 있다는 인근 어린이집의 민원을 수용해 철거 여부를 검토했다. 이어 10월 도시유적위원회를 여는 등 철공소 보존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9일 철공소 철거를 강행했다.

하지만 목선 건조기술 역사가 담긴 철공소를 보수하고 역사 체험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들 단체는 13일 구청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었지만 구가 9일 기습적으로 철거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철공소가 있는 만석동이 지난해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인천형 저층주거지 도시재생사업)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만큼 구가 주민과의 소통에 더 노력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터 활용 계획을 주민 자율에 맡기고, 철거된 부지에 신일철공소를 기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구는 만석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어린이집 학부모 등 다른 주민들이 철거를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해 철거 강행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또 철공소의 보존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울 뿐더러, 역사 체험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외부인의 유입으로 인해 어린이집 안전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판단했다. 빈 부지에 전시공간을 조성하는 안은 방문객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지 입지로 인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철공소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빈집으로 방치돼 인근 주민들이 아이들 교육환경에 위험하다는 고충을 토로해 왔다"며 "유물과 빈터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차차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및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3일 동구 만석동 신일철공소 부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해 달라는 의견을 무시한 동구가 산업유산 파괴라는 몰역사적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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