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과 관련,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과 관련,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남부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관련한 여야 충돌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피고소·고발된 의원과 보좌진을 대신해 자신이 대표로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소·고발된 한국당 의원 60명 중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한 것은 나 원내대표가 처음이다.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4월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회의 진행과 법안 접수를 방해했다는 등의 이유로 고소당하거나 고발됐다.

한국당은 당시 충돌 원인이 바른미래당의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불법 사보임과 국회의장의 불법적 경호권 발동에 있고, 한국당 의원들은 정당한 행위를 했으니 위법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한국당이 ‘정당방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나 원내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정우택 의원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불법 사보임으로 벌어진 불법 행위를 막으려던 의원들의 투쟁"이라며 "검찰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검찰 출석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나 원내대표가 고발된 지 무려 200여 일 만에 검찰에 출석한다"며 "국회 폭력을 뿌리뽑을 마지막 기회라는 다짐으로 검찰은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상대 당 인사들에 유독 가혹하게 들이댔던 공정, 정의, 민주주의, 헌법수호, 법치 등의 가치가 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법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를 계속 고집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엄중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국당 모든 의원, 당직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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