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문제까지 거론하며 본격적으로 방위비 증액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여야는 공정한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두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금보다 5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측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협상에서 미국측 주장을 대폭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공정한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입장이다.

즉 민주당은 정부의 협상에 국회가 원 보이스로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3일 "우리의 목소리를 미국 의회에 전하면 한미동맹을 더 튼튼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미국의 지나친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회 결의안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중진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제안한 결의문에 대해 "외교안보적으로 대한민국 국익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며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미 합참의장이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과 비용’을 언급한 것을 거론,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될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주한미군 철수"라며 "한미동맹이 절벽 끝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한국을 도와주고 보호해줄 이유가 없다면 이 참에 한국을 떼어버리기 위해 방위비 분담 문제로 균열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며 "북한은 신이라도 난 듯 미군이 주둔할 이유가 없다며 조롱했다. 양쪽으로 얻어맞는 대한민국 신세가 참으로 처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한미 양국 간 불신을 키울 대로 키운 외교안보라인으로는 한미동맹 회복이 불가하다"며 "완전히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으로 원점에서부터 한미동맹을 새로 잡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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