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 투표 결과 2위에 올랐다.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1위 표까지 받으며 역사적 발자취도 남겼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가 발표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발표에서 1위 표 1장, 2위 표 10장, 3위 표 8장, 4위 표 7장, 5위 표 3장(88점)을 얻어 단독 2위에 올랐다.
사이영상 수상자는 1위 표 29장, 2위 표 1장으로 207점을 기록한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이 선정됐다.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는 2위 표 8장, 3위 표 8장, 4위 표 6장, 5위 표 4장 72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은 디그롬은 류현진이 1위 표 한 장을 가져가면서 만장일치 수상엔 실패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29경기에 선발 등판, 182⅔이닝을 소화하면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163개, 피안타율 0.234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승수에선 리그 6위다.
류현진은 다저스의 7년 연속 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앞장섰고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투수, 생애 첫 빅리그 올스타에 뽑혀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뛰기도 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디그롬에게 탈삼진, 투구이닝, 피안타율에서 밀려 사이영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진 못했다. 디그롬은 11승8패, 204이닝, 평균자책점 2.43, 탈삼진 255개(전체 1위), 피안타율 0.207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 중 사이영상 투표에서 득표한 건 류현진이 처음이다. 아시아 선수 중 1위 표를 얻은 선수 역시 류현진뿐이다. 노모 히데오(일본), 왕젠밍(타이완),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 이와쿠마 하사시(이상 일본) 등이 도전했지만 1위 표를 받진 못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위 표 17장, 2위 표 13장을 받아 171점으로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사이영상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30명의 사이영상 투표인단 중 유일하게 류현진에게 1위 표를 던진 캘리포니아 지역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마크 위커 기자는 ‘사이버 테러’ 수준의 비난을 받았다. 이에 위커 기자는 ‘류현진에게 유일하게 표를 던진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8월 11일로 돌아가 보면 당시까지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45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현진은 디그롬처럼 탈삼진을 많이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삼진/볼넷 비율이 6.79로 디그롬(5.80)에게 크게 앞섰다"고 전했다.
위커 기자는 "만약 8월 중순에 투표했다면 류현진은 사이영상은 물론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을 것"이라며 "류현진이 이후 단 4경기에서 부진했다고 사이영상을 박탈하는 건 과하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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