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은 ‘실천’입니다. 소통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그를 통해 ‘실천’하는 경기도정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7기에서 첫 대변인으로 역할을 마친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18일 1년 3개월의 짧지 않은 임기를 마친다.

 재선의 성남시의원 경험을 통해 경기도에 입성한 김 대변인은 임기 동안 철학과 인간미가 있는 대변인으로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언론·공직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안정적으로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16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 낸 이후 쉽지 않은 변화의 흐름 가운데 있었던 김 대변인의 그동안의 소회를 통해 남은 민선7기 2년 7개월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어봤다.

 임기를 마친 김 대변인은 다양한 ‘소통’을 통해 ‘신뢰’가 형성돼야만 경기도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실천’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선7기 첫 번째 경기도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마무리한 소회는.

▶오랜 시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뤘고, 공직사회가 변화하기 매우 어려운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철학과 가치에 부합하는 변화의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많은 공직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경기도정의 정책 하나하나에 이뤄 낸 성과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그래서 아쉬움은 없다. 다만, 경기도정이 더 집중하고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야 했는데 지난해 지사가 취임하자마자 재판과 도정을 병행하면서 솔직히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도 그를 극복해 냈다고 평가해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그동안 경기도하면 뚜렷하게 연상되는 것이 없었다. 그것을 정체성이 없다고 표현해 왔다. 이제 경기도가 정체성을 찾고 31개 시·군이 경기도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인상적인 일이다.

예를 들면 경기지역화폐의 경우 시·군이 서로 경쟁하거나 때로는 협력하면서 활성화됐고, 이를 통해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뜨거운 연대감이 확립됐다.

꼼꼼한 여러 복지 혜택을 통해 청년기본소득은 기본이고 아이들에게 친환경 건강과일을 제공한 일, 택배 배달부나 우체부 등 이동노동자들의 편익을 높인 일이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기본소득 같은 경우 세계적인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석학들이 참여해 중요한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제가 낸 아이디어를 도청 공직자들이 잘 준비해 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박람회에 참석했던 애니 밀러(Annie Miller)가 경기도에서 기본소득을 주제로 큰 박람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감격해 울컥하면서 인터뷰하던 장면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성남에서의 의정활동과 경기도에서의 행정 경험에서 느낀 차이점은.

▶역시 경기도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지역마다 특색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지역에 필요한 정책도 다 다른데, 그것을 조화롭게 하는 일에 노력해 왔다. 

특히 그동안 추상적인 일이라고 느껴 왔던 균형발전에 대해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북부 같은 경우 도민들의 반응이 과거와 완연히 다를 정도여서 민선7기 경기도의 균형발전 노력이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기존 성남과 가장 큰 차이였다.

반면 연관성을 보면 행정이라는 틀이 유사하게 연동돼 있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도 많았다. 특히 성남시민이 원하는 것, 경기도민들이 원하는 것을 소통을 통해 찾아내고 거기에 적정한 예산을 투입하고 행정으로 실천해 내는 점은 기조가 같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민 환원의 경우 성남에서 했던 시민 환원의 연장선상에 있는 정책으로, 정책의 목표가 같다는 점에서 실패하지 않고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행정이나 정치라는 것은 대중에게 여러 가지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신뢰,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 준비된 정책을 실천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브리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은 무엇인가.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경기도내에서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교육복지시설의 실태조사 결과를 브리핑했던 일이다.

도에서 브리핑한 이후 이틀 만에 환경부가 우리 브리핑 내용을 사례로 해 전국 교육복지시설의 식수 관리 실태조사를 공문으로 요청한 내용을 확인했다. 큰 사안이 사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세상을 조금씩 바꿔 가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임기 동안 좀 더 홍보하지 못해 아쉬웠던 정책은.

▶주택과 관련된 정책이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경기도에서 국토보유세, 후분양제 등 많은 대안을 이미 제시해 놓은 상태다.

불로소득세라고 볼 수 있는 국토보유세 등의 도입을 통해 장기임대주택의 재원으로 삼을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법령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추진에 제약을 많이 받고 있다.

주거와 교육과 같은 큰 의제들에 있어 경기도에서 잘 준비한 정책들이 있는 만큼 시행으로 이어지면서 해결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이재명 지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 정치인 김용으로서의 새 신분을 개척하기 위한 각오는.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했었던 정치적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되고 설레는 감정이 있다. 한동안 지역을 떠나서 바라보니 1기 신도시인 분당은 물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는 판교에 대해서도 큰 생각을 품게 됐다.

정치의 주체를 정치인이 아닌 일반 대중의 집단지성으로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일로, 그런 일을 하고 싶다.

10년 이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 왔던 지역이자 많은 기회와 소중한 사회적 자산이 많은 지역으로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바쁘게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특히 용기, 활용, 실용이라는 옷이 잘 맞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은 준비가 돼 있는 만큼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서로 활용이 되면서 사회를 바꾸는 일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사회가 끝이 없는 경쟁에 치여 지쳐 있는데, 법과 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권력이 그러한 것들을 해소하는 일들이 이뤄졌으면 한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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