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평소와 같이 마감을 한 뒤 퇴근을 하던 중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큰딸이 올해 수능을 봤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거리에 가득찬 인파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인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수원역 근처 번화가 한쪽에 서서 딸을 기다린다고 했다. 식당이 아닌 길거리라고 했다.

이유인 즉 고사장을 빠져나온 딸이 가장 먼저 한 말이 ‘귀를 뚫고 싶다’였단다. 밥보다 먼저라고 했단다.

딸의 말에 그는 처음에는 당혹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입시 스트레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참아왔을 딸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딸의 소원(?)으로 인해 나머지 가족들은 예약해 놓은 식당에서 1시간 넘도록 이 둘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창 꾸미기 좋아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을 10대에 입시가 주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마주하게 될 사회란 벽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옛 어른들이 말하던 ‘학교 다닐 때가 좋을 때다’란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제 올해 수능이 끝났다. 올해 전국 55만여 명의 수험생들이 수학을 치렀다. 그간 노력을 한나절 시험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들은 앞으로 20학번 새내기가 될 것이다. 대학에서의 첫발 또는 사회인으로서의 첫발이며 자신의 꿈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번 수능 성적으로 혹시 마음속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분명 대학이 중요하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인생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인생은 성적 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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